예비군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가해자 최모씨(23)의 시신과 혈흔으로 참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내곡동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52사단 송파·강동 동원예비군 훈련장의 사건 현장을 돌아본 정부 관계자들은 "최씨의 시신은 1번 사로 사격통제선에서 45도가량 모로 누워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계룡대에서 출발한 군 감식요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시신을 현장에 남겨둔 것"이라면서 "최씨 주변에 피는 그다지 보이지 않았지만 얼굴이 하얗게 질린 상태였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의 혈흔은 주로 2·3·4번 사로에 몰려 있었다.
한 관계자는 "피가 낭자해 흐르는 정도는 아니었다"면서도 "4번 사로는 피범벅이 돼 있었다"고 말했다.
육군에 따르면 최씨는 오전 10시 37분께 영점사격을 위해 총탄 10발이 든 탄창을 지급받아 표적을 향해 한 발 쏜 다음 갑자기 뒤돌아서 총탄 7발을 발사했다.
그는 9번째 탄환으로 자살했다.
인근의 다른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던 예비군들은 "한차례 '따다다다다다다다다…'하고 소리가 난 뒤 1∼2분 정도 있다가 다시 일제사격음이 나야 하는데 대신 단발로 사격하는 소리가 '땅, 땅, 땅, 땅' 네 번 정도 났다"고 진술했다.
군 당국은 감식 전에 현장이 훼손되지 않도록 반경 20∼30m에 통제선을 설치했고, 현장 주변에는 드문드문 서 있는 군 관계자 외엔 인적을 찾아보기 드문 상태로 알려졌다.
최씨가 어떤 이유로 극단적인 행동을 보였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다.
정부 관계자는 "주로 같은 내무실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사격 훈련을 하게 되고 12일 소집돼 14일 퇴소할 예정이었던 만큼 전날 밤 내무생활에서 무슨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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