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스승'의 날…교권침해 사례 10년새 2.5배↑

입력 2015-05-13 14:29
수정 2015-05-13 15:10
[ 김봉구 기자 ] #. A교사는 수업시간에 장난치는 B학생에 바로 앉으라고 주의를 줬다. 학생은 무시하고 뒷자리 학생에게 계속 장난을 걸었다. 교사는 다른 학생들의 수업 분위기를 방해하지 않도록 B학생에게 책상에 엎드리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학생은 교실 뒤쪽으로 나갔다. 결국 교사는 학생을 교탁으로 데려와 반성문을 쓰게 했다. 문제는 더 커졌다. A교사가 교탁으로 데려오는 과정에서 B학생을 밀쳤다며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했다. 교육청 조사에서 교사 잘못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자 학부모는 이번엔 A교사를 폭행으로 형사고소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스승의 날을 앞둔 13일 ‘2014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교총에 접수된 교권침해 상담사례 건수는 총 439건에 달했다. 10년 전(178건)에 비해 약 2.5배 늘어난 수치다.

특히 학부모와의 갈등에 따른 고충(52.9%)이 절반을 넘었다. 이어 처분권자에 의한 신분피해(18.5%) 교직원에 의한 피해(15.7%) 학생에 의한 피해(9.3%) 등으로 집계됐다.

교사와 학부모 간 갈등은 학교폭력 처리 문제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학교 안전사고, 학생지도 등으로 학부모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교총은 교권침해 사건 증가의 원인으로 △교원과 학부모 간 학생교육에 대한 교육철학 격차 심화 △교육행정기관의 교육실험 정책 남발, 행정업무 부담에 따른 교직사회의 자조적 분위기 확산 △교원의 사회적 인식 평가 절하로 인한 사기 저하 등을 꼽았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교권침해 사건이 늘어날 뿐 아니라 교원과 학부모·교직원·학생 등 교육 구성원 간 갈등이 일어나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진단하며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을 위한 참여와 협력이 중요하다. 교원이 주체가 돼 스스로 교권 침해를 예방하는 ‘새로운 교원상’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총은 “과거의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나 교권보호 인식이 자연스럽던 시대는 지나갔다”며 “교원 스스로 자긍심과 교권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촌지 문화 근절을 비롯해 교사와 학부모의 교육철학 공유를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 ‘학사모일체운동(學師母一體運動)’ 전개, ‘1교사 1사회적 공헌활동’ 등 교사의 사회적 공헌을 통한 신뢰받는 새로운 교사상 구축, ‘교육 한류’를 전파하는 긍정적 대한민국 교원상 정립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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