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김동윤 특파원) 지난 3월 열린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국회) 이후 중국 정부와 공산당 주요 보직에 대한 인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인사권자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의 인사 키워드는 바로 ‘개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SCMP에 따르면 전인대 폐막 이후 지금까지 총 33개 자리에 대한 인사가 단행됐습니다. 이중 3분의 1 가량이 대학교수·기술관료·박사학위 소지자 등으로 채워졌다고 합니다. 지난 3월말 중국 광둥성의 대도시 선전시 서기에 발탁된 마싱루이 전 광둥성 부서기가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국가국방과기공업국 국장을 지냈던 마 신임 서기는 중국의 달탐사 프로젝트를 총 지휘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1996년 37세의 나이로 하얼빈 공대 부총장 자리에 올라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중국 개혁·개방의 1번지이자 최근 창업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선전시의 당서기 자리에 공학자를 임명한 것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 집니다. 최근 샨시성 당부서기로 임명된 후허핑은 칭화대학교 교수 출신입니다. 또 신임 환경부장(장관) 천진잉 부장은 칭화대학교 총장으로 일하다 발탁됐습니다.
시 주석이 이처럼 기술관료나 학자 출신들을 부쩍 중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국의 공무원 교육기관 국가행정학원의 주리쟈 교수는 “기술관료와 학자 출 킵湧?전면 배치하는 것은 향후 각종 개혁작업을 보다 가속화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시 주석 집권 3년차인 올해를 ‘개혁의 원년’으로 선포했습니다. 1, 2년차때 준비해온 각종 개혁작업의 청사진을 올해부터 보다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가겠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고 방식이 보다 개방적이고 선진 경제시스템 및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기술관료나 학자 출신들이 행정의 전면에 나서는게 더 좋다는 판단을 시 주석이 했을 것이란 겁니다. 실제로 시 주석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우리가 원하는 인재는 개혁을 원하고, 개혁을 기획할 수 있고, 개혁을 실행하는데 능숙한 사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오는 2017년에 제19차 당대회를 개최합니다. 이때 시 주석의 집권 2기 5년간의 청사진이 제시될 예정입니다. 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한 중국 당·정 지도부도 이때를 계기로 대거 교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SCMP는 “최근 개혁주의자 중용은 19차 당대회때 어떤 원칙에 따라 인사가 단행될지를 암시하는 측면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oasis93@hankyung.com(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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