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향이 솔솔~ 자연과 호흡하며 걸어요"

입력 2015-05-11 20:52
서울둘레길 '五感'으로 느끼다 (4) 후각으로 만나는 자연의 길 '북한산 코스'

허브 전문가 조태동 교수
나무·꽃 얘기 들려주며 산책
"천천히 걸어야 진정한 힐링"


[ 강경민 기자 ]
“목적지까지 빨리 도착하려고 하지 마세요. 소나무와 꽃향기를 맡으면서 천천히 걷는 길이 진정한 힐링로드입니다.”(조태동 강릉원주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지난 8일 오전 서울둘레길 북한산 코스 중 소나무숲길 구간. 독립운동가인 손병희 선생의 묘소에서 시작해 우이동 솔밭근린공원까지 이어지는 이 구간은 주변이 울창한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훤칠한 키에 긴 파마머리를 한 남성이 주변의 꽃과 나무를 가리키며 30여명의 주부에게 열띤 강의를 하고 있었다. 이들은 서울시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한 ‘서울둘레길, 오감으로 느끼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1일에 이어 네 번째로 열린 행사 주제는 ‘후각으로 만나는 자연의 길’. 서울시는 시민들에게 둘레길을 걸으며 자연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같이 이름을 붙였다. 국내에 허브를 대중화한 허브 전문가 조태동 교수가 30여명의 시민과 함께 북한산 코스?걸었다.

북한산 코스는 지하철 1호선 도봉산역부터 북한산 자락을 끼고 은평구 갈현동 박석고개까지 이어지는 34.5㎞의 길이다. 이 중 조 교수와 참가자들은 함께 우이령길 입구부터 우이동 솔밭근린공원까지 이어지는 3.5㎞ 구간을 걸었다. 경사가 심한 오르막길이 없어 걷기에 편한 이 길은 소나무를 비롯해 울창한 나무가 따가운 햇빛을 막아줘 시원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조 교수는 하천을 따라 길 곳곳에 심어진 나무와 꽃에 대해 설명했다. 소나무숲길 곳곳에 심어진 대롱나무, 황매화, 등꽃 등에 붙여진 이름의 유래를 얘기하자 참가자들은 수첩을 꺼내 메모하며 귀를 기울였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시민 대부분은 주부였다. 박인해 씨(69)는 “서울둘레길 관련 한국경제신문의 기사를 보고 참여했다”며 “조 교수의 설명을 들으면서 길을 걸으니 더욱 즐겁다”고 말했다. 직장에 연차를 내고 행사에 참가한 김영선 씨(41)는 “서울시가 주최한 이날 행사처럼 스토리가 있는 행사를 회사에도 응용해 보고 싶어 참여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길을 걷는 내내 참가자들에게 ‘빨리 걷지 말라’고 연신 당부했다. 그는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려고 하기보다는 천천히 긴 호흡을 통해 자연의 냄새를 맡으면서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때문에 당초 목적지까지 1시간30분가량으로 예정한 시간이 두 시간을 훌쩍 넘었다. 행사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솔밭근린공원에서 열린 조 교수의 허브 강의. 그는 이 자리에서 직접 제조한 허브 스킨을 참가자 30여명에게 일일이 나눠줬다.

서울시는 오는 16일 마지막으로 아차산에서 ‘시각으로 만나는 역사의 ?rsquo; 행사를 연다. 한 방송사 역사 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해 대중에 잘 알려진 신병주 건국대 교수가 외국인 유학생과 함께 걷는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오감으로 만나는 서울둘레길’ 행사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070-4423-7144, (02)360-4517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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