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스타트업과 시스템 구축 나서
한화그룹은 TF 구성…진출 시점 저울질
[ 박병종 기자 ]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주로 하던 개인 간(P2P) 대출시장에 은행과 대기업이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핀테크(금융+기술) 신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풀이할 수 있다.
KB금융지주는 핀테크 전담기구인 ‘핀테크허브센터’를 중심으로 P2P 대출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P2P 대출 스타트업과 협업해 대출 채널을 구축할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태스크포스(TF) 성격의 ‘디지털팀’을 만들고 P2P 대출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미래 핀테크시장 선점 전략
지난 3월 핀테크허브센터를 개설한 KB금융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P2P 대출영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P2P 대출 스타트업의 플랫폼을 이용해 대출자를 모집하고 KB금융 계열사들이 싼 이자로 돈을 빌려줄 계획이다. 피플펀드 (주)핀테크 등 P2P 대출 스타트업과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P2P 대출에 필수적인 빅데이터에 기반한 신용평가 모형도 개발 중이다. KB는 이영환 건국대 금융IT학과 교수팀 및 빅데이터 스타트업 세 곳과 함께 소셜 데이 沽?기반한 신용평가 모형 개발에 들어갔다. 이 모형은 신용등급 산정 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검색 결과 등 인터넷상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신용평가 기술로 렌딩클럽, 온덱 등 세계적인 P2P 대출기업에서 사용하고 있다.
시중은행 중 KB금융이 가장 먼저 P2P 대출사업에 뛰어든 것은 대출 신수요를 창출하고 핀테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특히 주도적인 사업자가 없는 10%대 대출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효과도 거둘 것으로 은행 측은 기대하고 있다. 또 P2P 대출의 비대면 영업 경험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기업도 신사업 진출 채비
P2P 대출사업에 한화그룹 등 일부 대기업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 한화S&C 전문가들로 출범한 그룹 내 디지털팀은 최근 P2P 대출사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디지털팀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인 김동원 씨가 이끌고 있다. 한화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P2P 대출산업 행사인 ‘렌딧 콘퍼런스’에 임직원 세 명을 파견한 것도 선진국 모델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기술 투자도 활발하다. 한화그룹의 스타트업 보육센터인 드림플러스는 P2P 대출업체인 빌리를 육성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한화S&C가 빅데이터에 기반한 신용평가 모형 개발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 하이브네스트를 인수했다.
다만 현행법상 P2P 대출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대부업 등록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화는 당장 영업에 나서기보다는 핀테크시장이 활성화되면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핀테크 기업 투자도 늘어
P2P 대출 등 핀테크시장이 금융업계의 판도를 뒤흔들 정도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신한 우리 하나 JB전북 등 네 개 은행은 이달 초 최소 25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만들어 핀테크 기업 등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저금리 고착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은행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스타트업의 기술을 활용해 핀테크사업에 나서려는 취지에서다.
핀테크 벤처연합을 기치로 출범한 옐로파이낸셜그룹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증권정보 분석 기업인 뉴지스탁과 빅데이터기업인 솔리드웨어 등을 인수하고 데이터 기반 신용카드 추천 기업인 레이니스트에 투자하며 몸집을 불려나가고 있다.
■ P2P대출
인터넷을 통한 개인 간 직접적인 금융거래를 의미한다.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대출을 원하는 사람에게 합리적인 이자율로 돈을 빌려주는 서비스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핀테크(금융+기술) 붐을 타고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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