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수요층 세대교체] 30대가 '청약 흥행' 좌우…계약자 비중 2년새 10%P 뛰었다

입력 2015-05-08 20:42
85㎡ 이하 수요 많아
자양동 '프리미어팰리스' 30대 41% > 40대 29%
전세난·저금리 이어지자 젊은층도 "내집부터 마련"


[ 김진수 기자 ]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1순위 청약 마감 단지가 잇따르는 배경에는 ‘30대의 힘’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최근 아파트 모델하우스 방문객 중에는 30대(1976~1985년생)가 가장 많고 연령대별 계약자 중 30대 비중도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내집 마련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30대가 전세난과 저금리 영향으로 새 아파트 구입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약 주도세력 40대→30대로

2~3년 전만 해도 40대가 아파트 최대 수요자였다. TV 등 경품을 나눠주는 등 모델하우스 마케팅도 40대가 주요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30대가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아파트 분양의 성공이 30대 손에 달렸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육轢?롯데건설 마케팅담당 상무는 “인터넷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빨리 찾아내는 젊은 층의 수요를 잡는 게 분양 성패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권에서도 30대 분양계약자 비중이 높다. 삼성물산이 선보인 자양동 프리미어팰리스 단지는 30대 계약자가 41.9%로 40대(29.5%)보다 훨씬 많다. 김상국 삼성물산 마케팅팀장은 “서울에서 30대 계약자 비중이 2년 전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아졌다”며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자녀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는 것도 30대 주택 구입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수도권 주요 택지지구에서도 30대 계약자가 늘고 있다. 반도건설이 6차에 걸쳐 분양한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30대 계약자 비중이 커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3년에 공급된 1차에서는 40대(45.1%) 비중이 가장 높았지만 지난해 분양한 3차에선 30대(35.5%)가 앞섰다. 4차 이후에는 전용 100㎡ 안팎의 대형이 포함돼 있어 40대 비중이 다소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주택 구입 인식 바뀐 30대

30대 젊은 층이 집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조사한 ‘신혼부부 주거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2677가구 중 84.7%가 ‘내집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조사가구의 37.2%인 맞벌이 부부가 맞벌이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주택 비용 마련’이라는 응답이 41.2%에 달했다.

홍록희 대림산업 마케팅팀장은 “최근엔 30대 수요자가 어떤 주택형, 어떤 타입을 선택해야 당첨 확률이 높은지 주로 묻는다”며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도 커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세난도 젊은 층의 내집 마련 열기를 이끄는 요인이다. 경기 지역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은 70%를 넘어섰고 서울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저금리에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조건이 좋아 입주 때까지 자금 부담이 적은 것도 30대가 청약에 쉽게 나서는 이유라는 설명이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금융회사로부터 낮은 금리의 자금을 쉽게 차입할 수 있는 것도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약한 30대가 아파트를 사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상당 기간 30대가 분양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춘우 신한은행 PB팀장은 “내집 마련은 40대에서나 가능하다는 생각이 바뀌고 있다”며 “계약자 분석에서도 30대 비중이 높아진 만큼 젊은 층을 겨냥한 마케팅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한경스타워즈] 대회 참가자 평균 누적수익률 40%육박! '10억으로 4억 벌었다'
[특집_가계부채줄이기] '그림의떡' 안심전환대출 포기자들, 주택 아파트담보대출 금리 비교로 '반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