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한앤컴퍼니가 손댄 웅진식품 4250%↑

입력 2015-05-08 20:37
수정 2015-05-11 17:46
사모펀드가 투자한 국내기업 경영 성적표
2011년~2014년 3월 딜 조사

32곳 중 매출·영업익 성장 14곳…MBK 3곳·스카이레이크 2곳
대우증권PE가 인수 에코시스템, 영업이익률 21%P 늘어 '최고'
KB·한화인베스트의 삼미금속, 모건스탠리의 모나리자는 역성장


[ 김태호 / 좌동욱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8일 오전 8시20분

100% 직영체제를 고수했던 버거킹(법인명 비케이알)은 사모펀드(PEF)인 보고펀드가 인수한 이후 2013년부터 개인들을 상대로 가맹점 사업에 나섰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등 경쟁사에 비해 부족한 판매점을 늘리기 위한 조치였다. 지난해 경쟁사들의 매출과 수익이 역성장한 가운데 버거킹의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40%가량 늘었다.

◆한앤컴퍼니의 ‘웅진식품’ 고성장

PEF가 인수한 이후 기업이 빠르게 성장한 사례다. 한국경제신문이 PEF들의 투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2011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3년간 PEF가 경영권을 인수한 국내 외부감사대상 법인 32곳을 전수 조사?결과, PEF 운용사별로 투자 성과가 크게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32개 기업 중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성장한 기업은 14개로 전체의 43.7%를 차지했다. 한앤컴퍼니가 2003년 9월 인수한 웅진식품의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87억원으로 2013년(2억원)의 약 43배에 달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인 칼라일이 인수한 섬유업체 약진통상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80% 늘었다. 맥쿼리PE가 인수한 폐기물 처리업체 대길산업(214%), 보고펀드가 인수한 카메라 렌즈업체 삼양옵틱스(186%) 등도 영업이익 신장률이 높았다.

영업이익률 면에선 대우증권PE의 실적이 가장 좋았다. 대우증권이 인수한 건설폐기물 처리업체 에코시스템은 작년 영업이익률 46.9%로 인수 당시(2012년) 25.3%보다 21.6%포인트 늘었다.

◆경영혁신으로 실적 개선

실적이 개선된 기업들은 PEF 주도의 경영혁신이 있었다. 한앤컴퍼니는 웅진식품을 인수한 뒤 지난해 원재료 납품업체 선정 방식을 ‘경쟁입찰’로 바꿨다. 협력업체와 끈끈한 관계를 중시하는 식품업계 관행을 뜯어고쳤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는 “PEF가 선임한 경영진은 대주주나 계열사의 이해관계에 얽히지 않고 수익성과 효율성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CJ)과 중견기업(미스터피자)의 최고경영자(CEO)를 거친 뒤 버거킹을 이끌고 있는 문영주 대표는 “PEF는 보상 시스템이 확실해 원가절감, 실적개선을 위한 임직원들의 각오가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스카이레이크의 다이나믹모션 ‘최악’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KB인베스트먼트와 한화인베스트먼트가 함께 인수한 금속업체 삼미금속, 모건스탠리PE가 인수한 화장지업체 모나리자 등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뒷걸음질쳤다. 삼미금속은 지난해 원재료 하락에 따른 판매 감소가 실적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모나리자는 TV 광고비용 등 판촉비용이 반영돼 이익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영업이익률이 감소한 곳은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16곳)에 달했다. 실적이 가장 나쁜 곳은 스카이레이크가 투자한 다이나믹모션. 중국에서 이어폰과 스피커 제조업체를 만드는 회사로 현지 인건비 상승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이번 조사는 마켓인사이트 리그테이블을 기반으로 2014년 3월까지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buy-out) 딜을 기준으로 집계했다.

김태호/좌동욱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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