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벼랑 끝에 선 기업들의 위기전략

입력 2015-05-07 21:08
평판사회
김용준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 352쪽 / 1만5000원


[ 최종석 기자 ] 2012년 ‘미국 어디까지 가봤니?’라는 카피로 시작한 대한항공의 광고 캠페인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4년 연속 대상을 받으며, 오래된 이미지의 회사를 ‘젊은 대한항공’으로 각인시켰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이 터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항공사 상속녀가 비행기를 거꾸로 돌렸다’는 스토리는 한국 사회에서 몇 년간 화두가 되고 있는 ‘갑을관계’와 감정노동의 문제를 건드렸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땅콩항공’의 이미지만 남았다.

《평판사회》는 ‘땅콩회항’ 사건을 축으로 기업경영의 새로운 프레임인 평판 관리와 위기전략을 다룬다. 저자들은 이를 ‘시대와의 불화로 빚어진 사건’으로 정의한다. 소비자가 기업에 사회적 가치와 명분을 요구하는 사회가 됐음에도 그렇지 못했다는 것. 대한항공은 오너의 딸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게임을 시작했다. 법정 공방이 이뤄지기 전 여론재판에서 국민 정서를 자극했고 사건은 점점 악화됐다.

저자들은 다른 기업의 위기관리 사례도 소개한다. 2007년 바비인형에서 납 성분이 검출된 뒤 제조회사 마텔은 장난감 수천만개를 리콜하고 진심 어린 사과문을 게재했다. 지난해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건 당시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사고 발생 아홉 시간 만에 현장에 나타나 유가족들에게 적극적인 조치를 약속했다. 2012년 신라호텔 한복사건 때 이부진 사장은 곧바로 사과했다. 위기관리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총체적 문제임을 보여준 사례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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