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미스터 쓴소리'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또다시 파격적인 실험에 나섰다. 금융사들이 고객보호는 뒷전으로 하고 수수료가 높은 금융상품을 먼저 권하는 행태를 한화투자증권부터 바꿔보겠다는 것이다.
주 사장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영업직원이 펀드 판매를 할 때 마진(수익)이 많이 나는 상품 위주로 판매하는 행위를 근절하기로 했다"며 "한화증권은 주식형 펀드나 채권형 펀드 모두 같은 수익을 낸 것으로 인정해 영업직원들이 실적을 걱정할 필요 없게 했다"고 밝혔다.
주 사장의 이번 실험은 영업직원이 실적을 걱정해 고객보호 보다는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먼저 권하는 행태를 근절해 보겠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주식 매매를 과다하게 권유하는 사례는 투자자들의 민도가 높아지고 온라인 직접매매 시스템이 발달하면서 많이 사라졌지만 펀드나 다른 금융상품에서는 회사에 마진이 많이 발생하는 상품을 팔기 위해 금융사 직원들이 유도하는 행위가 여전했다고 고백했다.
보수적인 투자자에게도 채권형 펀드 보다 수수료가 높은 주식형 펀드 비중을 높이도록 권유하거나, 같은 펀드라도 선취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을 택하도록 하고 1년도 안돼 다른 펀드 ?갈아타도록 권유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는 것.
주 사장은 "금융사 직원만 탓할 수도 없는 것이 회사 경영진이 수수료 수익으로 직원을 평가하기 때문"이라며 "금융사 경영자도 단기 실적으로 평가 받기때문에 당장 영업수익 실적이 내려갈 경우 이를 감수하고 고객보호를 하자고 해도 먹혀들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 금융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런 잘못된 관행 때문"이라며 "앓던 이를 뺀 기분이어서 (속이)후련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한화투자증권은 고객보호 강화 차원에서 '직원 보상 제도'(연봉 산정기준)를 개편했다고 전날 밝혔다. 한화투자증권은 앞으로 금융상품 판매 때 개별 상품의 보수율이 아닌 상품군별 대표 보수율을 기준으로 직원의 수익을 인정하기로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실시한 과당매매 제한 정책도 강화했다. 과당매매 제한 정책은 오프라인 주식 매매 회전율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거래에서 발생한 수익을 지점과 직원의 수익으로 인정하지 않는 제도다. 한화투자증권은 과당매매 기준을 회전율 300% 이상에서 200%로 낮추기로 했다.
변관열 한경닷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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