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최고위과정 탐방
전문적인 커리큘럼 자랑
대형 미술·박물관장 강의도
평가 안 좋으면 교체하기도
토론위해 소수정예 운영
동문끼리 네트워크 만들어
그림 그리는 활동도 활발
[ 임기훈 기자 ]
홍익대학교의 현대미술최고위과정은 국내 대학이 운영 중인 미술분야 최고위과정 중 가장 역사가 길다. 1997년 개설돼 올해로 19년째를 맞았고 상반기에 37기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엔 순수하게 미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신종식 미술대학원장은 “미술을 좋아하거나 미술을 알고 싶어 하는 기업인, 공직자, 전문직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등록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소수만 선발해 집중교육
현대미술최고위과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소수정예라는 점이다. 기수별로 모집인원이 15~25명을 넘지 않는다. 일반적인 최고위과정 수강생 수와 비교하면 2분의 1에서 3분의 1에 불과하다. 토론을 활발히 진행하기 위해 소수로 운영한다.
수강생 중에는 미술에 관심이 많아 좋은 작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거나 어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사정이 안 돼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이런 이유로 학구열이 뜨겁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커리큘럼은 전문적이고 탄탄하다. 고려불화 등 동양미술의 사상적 배경과 서양미술의 신화적 배경부터 추상미술 감상법까지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주제를 잡아 강의한다. 직접 도자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려보는 실습시간도 마련된다.
유명작가는 물론 미술관장들도 강의에 나선다. 주임교수가 참석해 강의를 평가하고 모니터링한다.
이은호 주임교수는 “강의의 질이 떨어지면 강의 내용이나 강사를 50% 이상 바꾸기도 하는데 국공립박물관장이나 대형 미술관 관장들도 강의평가가 좋지 않아 강사진에서 제외됐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림 그리며 네트워크
소수로 운영되지만 네트워크의 질은 높다. 조대식 SK(주) 대표, 이순조 명승건축그룹 회장, 강성만 국립중앙박물관문화재단 사장, 변대규 휴맥스 대표 등이 주요 동문이다. 동문 중 일부는 ‘홍미연’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같이 그림을 그리고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신 원장은 “미술교육이 기업인이나 사회 지도층이 하는 일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에게 재충전의 시간을 주고 기업경영에 필요한 영감과 아이디어를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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