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버블 확산기' 고액자산가, 투자패턴 신중…중위험·중수익 위주 단기투자 조금씩 늘리는 추세"

입력 2015-05-04 07:01
고수에게 듣는다 -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장

자산 70%는 안전자산에, 나머지 30%는 중위험 상품 투자
단기적 관점의 투자상품으론 달러표시 美국채·보험에 관심
최근 인기끄는 ELS는 지수형 단점 보완한 ELS인덱스 펀드 선호


[ 이태명 기자 ]
부자들에게 요즘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짜야 할지 혼란스러운 시기다. 경제회생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불황의 그림자도 좀처럼 걷히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은행과 주요 민간연구소들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낮추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증시는 오름세를 유지하고 부동산 경기도 꿈틀대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의 투자 패턴엔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을까.

우리은행의 ‘스타’ 프라이빗뱅커(PB) 박승안 투체어스 강남센터장(사진)은 “증시와 부동산경기가 달아오르고 있지만 자산가들은 좀처럼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와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는 현 상황은 ‘버블’이 쌓여가는 시기로 보인다”며 “버블로 인해 투자심리가 되살아나고 그런 심리가 소비 진작과 기업 실적 호조?이어지는 게 가장 좋은 결과인데, 제대로 안 될 경우엔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액 자산가들이 버블 붕괴 이후 장기불황이 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투자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예전 같으면 부자들이 먼저 대출을 받아 부동산과 증시에 투자했을 텐데 지금은 막무가내식 투자에 나서는 움직임이 별로 없는 것도 버블 붕괴에 대한 경계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부자들이 안전자산만 100% 선호하는 건 아니다. 박 센터장은 “자산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는 선에서 중위험·중수익 위주의 단기 투자를 조금씩 늘리는 추세”라고 했다.

부자들이 찾는 대표적인 단기 투자상품으로는 ‘달러’ 투자상품을 꼽았다. 그는 “일부 자산가들 사이에서 달러 표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펀드나 달러보험에 가입하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며 “달러로 투자하는 상품은 환차익을 볼 수 있는 데다 1%포인트 정도 추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예금은 금리가 연 1% 미만에 불과한데, 요즘 시중에 나오고 있는 달러표시 미 국채 투자펀드 수익률은 1.5% 정도다. 달러보험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AIA생명 등이 최근 내놓은 상품은 달러로 연금·저축성 보험에 가입하면 2%대의 비교적 높은 금리를 준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의 경우 개별 지수형 ELS의 단점을 없앤 ‘ELS인덱스 펀드’를 부자들이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이 지난해 8월 내놓은 ‘삼성ELS인덱스 펀드’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6개월 단위의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투자금?최대 3년간 회수하지 못하는 개별 지수형 ELS의 단점을 보완했다. 13개의 서로 다른 ELS를 2주 단위로 조기상환할 수 있는 데다 가입 후 6개월만 지나면 중도환매, 추가 투자 등이 가능하다. 위약금과 만기도 없다.

박 센터장은 “달러 투자상품, ELS인덱스펀드 등 중위험 상품에 자산의 20~30%를 넣고 나머지 70%는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게 지금 부자들의 투자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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