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없는 깨끗한 세상을 위해 오늘도 분석합니다"

입력 2015-05-01 09:52
수정 2015-05-01 13:24
▲ 이정훈 의원. 사진=최형호 기자. <p>이정훈(새정치민주연합, 강동1)서울시의원을 정의하자면 도전을 즐기는, 정의에 가득찬, 이상을 현실화하려 노력하는 정치인이다.</p>

<p>그는 어렸을 때부터 아르헨티나 태생의 쿠바혁명가 체게바라를 존경했고 그를 벤치마킹하려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이상인 라틴아메리카 민주혁명을 실천하기 위해 진군했던 체게바라의 진정성이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삶에 모토가 됐다는 것.</p>

<p>이런 연유에선지 대학시절 그는 학생운동의 중심이었던 학생회에서도 선봉에 서는 투쟁위원장을 맡았다. 학내시위 주도 혐의로 두 번의 감옥살이도 했지만 훗날 민주화운동 관련자 훈장도 받았다.</p>

<p>그는 사회의 잘못된 부조리를 바로잡으려 매일 의원실 책상위에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들을 분석하고 또 분석한다.</p>

<p>서울시 예산이 허투루 쓰이진 않는지, 약자를 위해 서울시가 무엇을 하는지 등을 바로잡기 위해서다.</p>

<p>그가 정치에 입문한 계기도 강자와 약자의 차걋?없애기 위해서다. 약자의 권익을 보호해 차별받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p>

<p>그래서인지 그가 발의한 조례안들은 부조리에 관한, 약자를 위한, 다수를 위한 공공의 정책들이 대다수다.</p>

<p>이정훈 서울시의원을 만나 정치인이 된 이유와, 조례안을 발의한 계기 등을 들어봤다.</p>

<p>-정치에 입문하게 된 연유는.</p>

<p>나에게 정치는 익숙했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고 평소에 접할 기회가 많았다. 대학 졸업 후 증권회사에 다니다 주위에 정치인이 많아 자연스럽게 정치권에 입문했다.</p>

<p>살아오면서 국내사회의 가장 큰 모순은 차별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강자와 약자의 차별은 엄연히 존재한다. 이런 제도적인 모순을 개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이것이 정치에 입문한 계기다 됐다. 정치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p>

<p>-추구하는 방향과 맞아떨어졌나.</p>

<p>5년간 청소미화원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고 성과도 있었다. 이밖에 장애인, 제도권 교육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을 위해 권익을 대변하고 이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의정활동을 해왔다.</p>

<p>또한 근래에 범죄피해자 보호조례안을 발의했다. 일명 '묻지마 범죄'로부터 피해당한 가족들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p>

<p>내년쯤에 범죄피해자를 구호할 수 있는 센터가 서울에 생길 전망이다. 현재 법무부와 서울시가 이 사안을 두고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 사각지대에 있는 사회적 약자가 많은 데, 이 부분도 차근차근 챙겨볼 생각이다.</p>

<p>-서울시 행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p>

<p>예산이 집행되는 과정에서 계약이 투명하지 못하다. 현재는 서울시 본청, 국실본부, 사업소, 투자출현기관 등을 분석 중인데 잘못된 계약 관행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문제가 나오면 타파하고 투명성을 확보할 생각이다.</p>

<p>이렇게 되면 서울시의 소중한 세금들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주제를 갖고 6월에 시정 질문 준비하고 있다.</p>

<p>-꼼꼼한 성격으로 유명하다. 정치를 하는 데 성격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다면.</p>

<p>의회에서 깐깐하다고 소문났다(웃음). 그러나 원래 성격은 털털하다.</p>

<p>정치를 하면서 성격이 변했다. 정치는 만남이다. 많은 주민들을 만나면서 약속을 많이 한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메모에 익숙해지다 보니 꼼꼼해질 수밖에 없다. 작은 약속이라도 반드시 지키기 위해 꼼꼼해졌나보다(웃음).</p>

<p>-정치하면서 힘든 일이 있었다면.</p>

<p>한국에서 정치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우선 여유가 없고 특히 시의회에서는 보좌진 없이 혼자서 일을 하다보니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지역구를 챙기고, 시의회 의정활동을 위해 많은 자료도 분석한다. 개정안 관련 보도 자료도 직접 쓴다.</p>

<p>또 지역에 크고 작은 행사를 쫓다보면 "현재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건가" 회의감이 들 정도다. 이런 게 일상이 되다보니 지친 것도 사실이다.</p>

<p>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것도 힘들다. (실제로 서울시의원은 국회의원 4급 보좌관보다 연봉이 1000만원 정도 적다.)</p>

<p>그런데 희한한 게 내가 도울 ?있는, 혹은 나의 도움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힘이 생긴다.</p>

<p>나 자신을 처음으로 돌아가게 하는 동기를 부여해준다고나 할까. 시의원은 바쁘게 뛰지 않으면 안 된다. 유권자는 게으른 정치인을 인정하지 않는다.</p>

<p>이런 일들로 인해 가정에는 충실하지 못하다. 그래서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가족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고맙기도 하다.</p>

<p>-교통위원회에 시절, 재향군인회와 관련된 일화는 유명하다. 소회하자면.</p>

<p>교통위원회에서는 이 일과 관련해 "제일 잘 한 일" 말한다. 재향군인회는 건드리기 힘든 성역이었다.</p>

<p>이유는 재향군인회법이라는 특별법 때문이다. 설립된 조직은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 중요한 것은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것'이지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p>

<p>그런데도 이들은 37년간 독점수익계약으로 서울메트로 청소용역을 독식했다. 2011년 당시 연간 계약금액만 271억원이다.</p>

<p>여기에 재향군인회출신들의 작업반장의 횡포는 심했다. 여성미화원에게 성희롱과 금품상납을 강요하는 등 여성인권이 최악의 상태였다.</p>

<p>이것을 알고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재향군인회에 협박도 많이 받았지만 포기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시의원들이 행정사무 감사, 업무보고 때 계속 문제를 제기했다.</p>

<p>보통 이 때는 문제제기를 한두 번 집고 넘어가고 집행부에서는 순간을 모면하려고 시늉만 한다.</p>

<p>재향군인회는 이렇게 해서는 절대로 물러나지 않는 조직이다. 7대 때 서울시의회에서 문제제기 했다가, 재향군인회가 항의?해서 흐지부지 된 사안일 정도였다. 그러나 나는 2년간 싸웠다. 동료들이 그만하라고 말릴 정도였다.</p>

<p>이렇게 2년간 문제제기를 하니까 서울메트로가 이사회 열어 계약방법 등을 모색했고 결국 재향군인회와 계약을 해지했다. 골리앗이 넘어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단한 용기였다.</p>

<p>-재향군인회가 어떤 식으로 협박했나.</p>

<p>법적으로는 명예훼손으로 소송이 들어왔고, 전화로 "죽인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해병 전우회, 북파 공작원, 특수 임무 등 지역 재향군인회 향군 조직으로부터 "왜 못살게 구느냐"며 끊임없는 압박을 받았다.</p>

<p>이런 협박이 오랜 기간 지속됐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재향군인회의 횡포는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p>

<p>-최근 승용차요일제와 관련해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근거는 무엇인가.</p>

<p>서울시가 13년째 운영 중인 승용차요일제의 교통량 감축효과가 미비했다. 서울연구원으로부터 받은 보고서를 보면 승용차요일 대상차량 238만대 중 78만대가 요일제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p>

<p>자료만 보면 많은 자동차들이 참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자태그 부착차량이 통행한 비율은 3.7%에 불과했다. 요일제에 가입만 하고 운휴일은 준수하지 않는 '얌체족' 운전자들이 많다는 근거다.</p>

<p>서울시가 승용차요일제를 통해 자동차세, 혼잡통행료, 주차요금, 교통유발부담금 등을 감면해준다. 이 돈이 연간 100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승용차요일제를 통한 교통량 감축효과는 1%에 불과하다.</p>

<p>차라리 100억원이 넘는 감면세를 대중교통 강화에 쓰는 게 더 낫다. 이번 기회에 과감히 2부제로 전환하던지 폐지할 필요가 있다. 획기적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p>

<p>-서울시에서 가장 합리적인 교통대책은 무엇인가.</p>

<p>4년간 교통위원회 활동경험에 비춰보면 서울시의 교통정책의 목표는 버스나 지하철, 자전거 등 대중교통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p>

<p>이를 위해서는 결국 차량의 도심 진입을 줄이기 위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 서울시의 교통정책은 이도저도 아니다.</p>

<p>서울시의 흐지부지 정책 때문에 도심 통행 속도는 계속 제자리 단계에 머물러 있다. 1년에 3000억원이 넘는 서울시 예산에서 시내교통에 쏟아 붓는 돈은 어마어마하다. 그런데도 도심통행속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p>

<p>통행속도 개선과 대중교통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승용차요일제의 2부제 실시나 혼잡통행료 부과를 확대해야 한다.</p>

<p>남산 1, 3호 터널 혼잡통행료도 더 올려야 한다. 지금의 비용은 시민이 부담 느낄 수준은 아니다.</p>

<p>또한 교통유발부담금도 올려야 한다. 이런 강력한 교통수요관리정책을 해야만 대중교통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파리에서 차량의 도심 진입은 꿈도 못 꾼다. 그야말로 생지옥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파리시민들은 도심에서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는다. 서울도 파리만큼 특별한 대책 필요다. 그러면 대중교통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p>

<p>-시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텐데.</p>

<p>뮬론 자가용 운전자들의 반발이 있을 거다. 그러나 시민들이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요즘 서울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미세먼지다. 또한 이를 유발하는 것이 자동차 배기가스다. 시민들의 건강과 관련이 있는 문제여서 시민들도 이런 부분을 간과해선 안 된다.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p>

<p>이런 문제를 양산하는 데도 불구, 도심에서 자가용을 운전하고 싶다면 고통을 느낄 정도의 부담료를 내고 이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서울의 택시는 자가용보다 빠르지 못하다. 이것만 봐도 답이 나온다.</p>

<p>-교통위원회에서 4년간 활동하다가 환경수자원위원회에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p>

<p>다양한 분야에서 배우고 공부하는 의원이 되고 싶어서다. 교통위원회에 매료돼 4년 동안 활동했다. 9대 들어서 교통위원회 상임위원장에 도전하려 했지만, 선배 의원에게 양보하고 환경수자원으로 왔다.</p>

<p>이유는 앞서 언급했듯 배우고 싶어서다. 이뿐 아니라 도시계획, 보건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부하고 싶다.</p>

<p>또 다른 이유는 현재 지구온난화로 기상 이변 등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사회로 가기 위한 중요한 문제다.</p>

<p>지속가능한 미래사회를 위해 기후환경 분야에 무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인식했고, 그 관심이 환경수자원위원회를 지망하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한강시민공원과 고덕산, 일자산 등 공원녹지가 많아 투자가 필요한 강동구의 현실도 무시할 수 없었다.</p>

<p>-발의한 '서울시 수도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시행됐다. 중대형 주택까지 지원이 확대되면 서울시 수돗물과 관련해 어떤 효과가 있나.</p>

<p>서울의 수돗물이 捻炷湄涌“?외면 받고 있는 원인 중 하나가 노후 급수관에 의한 녹물 출수에 있다. 개량 공사비 지원이 소형 주택 위주로 지원되고 있었다. 당시 중, 대형 주택과의 형평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상태였고, 이 때문에 더 많은 시민들의 급수관 개량 참여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p>

<p>그래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음용율 향상을 위해 면적규정을 삭제했다. 통과조례안에는 단독주택, 공동주택을 포함해 모든 중, 대형 주택도 개량비 지원을 할 수 있다. 이번 조례안 통과로 6만6000세대가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2015년말 기준 지원 금액은 759억69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p>

<p>-어떤 정치인을 꿈꾸나.</p>

<p>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위해 치열하고 진정성 있게 일했다는 평가를 받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좌우명이 '무조건 있을 때 잘해' 이다(웃음). 현실에 최선 다하면 많은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 훗날 정치를 그만둘 때는 정말 '쿨 하게' 뒤돌아보지 않고 떠나겠다.</p>

<p>대담=장순관 부장. 정리=최형호 기자</p>

한경닷컴 정책뉴스팀 최형호 기자 guhj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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