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과학기술 흐름 어두운 한국 현실
3D프린터 유행도 3년이나 뒤처져
고산 <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 kosan@ateamventures.com >
대한민국은 과거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정보기술(IT) 강국이라고들 말하지만 실상 대다수 국민은 첨단 과학기술 트렌드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환경 속에 살고 있다.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첨단 트렌드를 주도하는 곳이 대부분 영미권 국가여서 유용한 자료가 주로 영어로 공유되기 때문이다. 물론 영어 사용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면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자료들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세상이지만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는 대중에게 일상에서 이와 같은 내용이 번역돼 소개되는 비율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같은 내용을 국내 검색엔진에서 한국어로 검색했을 때와 외국 검색엔진에서 영어로 검색했을 때 그 내용의 질에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이런 첨단 트렌드도 결국 대중에게 소개돼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는 날이 오지만 그 시점은 이미 해당 정보의 가치가 현저히 떨어졌을 때다.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예로 들어보자. 2009년 주요 특허가 만료되면서 2010년 이미 미국이나 유럽 창업자들 사이에서는 3D프린터가 매우 뜨거운 트렌드였고 관련 벤처도 속속 등장하고 있었다. 반면 한국에서는 2013년이 돼서야 3D프린터에 대한 내용이 언론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정부에서도 3D프린팅산업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같은 해 미국에서는 이미 3D프린터 회사 하나가 4000억원 정도에 매각될 정도로 해당 분야 시장이 성숙되고 있었다. 얼마나 아찔한 이야기인가.
동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한국은 영미권 국가에 비해 3년 정도 과거에 살고 있는 셈이다. 주인 없이 새롭게 펼쳐지는 기회의 땅에 다른 국가와 기업들이 자리잡고 이미 많은 것을 이루고 난 뒤에야 우리는 틈새시장을 찾아 그 시장에 진입하는 셈이다. 첨단기술 트렌드는 단순한 과학기술 유행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새로운 시장과 기회에 대한 이야기다.
국민 대다수가 과거에 살고 있다면 창조경제는 요원한 일이다. 첨단기술 트렌드의 선두에 설 수 있어야 미래의 시장을 볼 수 있다.
고산 < 타이드인스티튜트 대표 kosan@ateamventure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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