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고위 장교 연2회 하급자로부터 평가 받는다.

입력 2015-04-29 22:53
해사 출신과 함정 병과 우대 관행도 없애기로


최근 통영함 납품 비리로 황기철 전 해군 참모총장이 구속되고 성폭력을 비롯한 각종 군기 문란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 해군이 3대 핵심가치와 7대 윤리지침을 제정하면서 ‘명예해군 운동’에 들어갔다.

정호섭 해군 참모총장은 29일 열린 해군·해병대 장성단 및 병과장 워크숍에서 “국민의 지탄을 받아온 해군의 적폐와 관행은 어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해군은 창설이후 괄목한 만한 외적 성장을 이루었으나 폐쇄적이고 배타적 문화의 틀을 떨쳐내지 못해 국민을 지켜야 할 조직이 오히려 국민이 걱정하는 대상이 되었다”고 개탄했다.

정 총장은 ‘제2의 창군’ 수준의 해군문화 혁신과 윤리?도덕심의 재무장을 통한 명예회복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임을 강조했다. 그는 “장성과 대령들이 솔선수범하여 오로지 국가와 해군에 헌신하고 국민에게 떳떳한 언행과 책임지는 자세로 해군을 가장 정직하고 도덕적인 조직으로 만들자”며 “실천만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해군본부에서 거행된 워크숍에는 작전지휘관을 제외한 모든 해군·해병대 장성과 해군의 각 병과장, 부인들까지 포함해 약 140명이 참석했다. 비리를 끊어내려면 가족의 각성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곽진영 국민권익위윈회 부위원장은 이날 고위공직자와 가족들의 청렴위반 사례와 공직자행동강령에 대해 설명한뒤 조선시대 고위 관리였던 유의(柳誼)가 홍주목사로 재직중 사적인 청탁을 방지하기 위해 공문을 제외한 모든 서신은 개봉조차 하지 않았다는 고사를 소개했다. 그는 “국민은 고위 공직자에 대해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기대한다”며 “신뢰받고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들려면 무엇보다도 청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군이 적극 추진하는 ‘명예해군 운동’은 정 총장 취임 이후 한 달여 동안 자체 현실진단과 군내외 의견을 수렴해 마련됐다. 명예와 헌신, 용기라는 3대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당당하고 신뢰받는 해군을 건설하자는 것이 목표다.

해군은 구체적인 실천을 위해 ‘명예해군 7대 윤리지침’이 명시된 참모총장 특별지침을 이날 전 부대에 시달했다. 7대 윤리지침은 △국가자산(인력?재물)을 절대 사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금품을 수수하거나 부당이익을 취하지 않고 △공공예산을 절대 부정하게 사용하지 않고 △인사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일체 하지 않고 △군인으로서 품위를 위반하여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지 않고 △직권을 남용하는 행위를 하지 않고 △조용하게 내조하는 건전한 해군 가족문화를 정착한다는 것이다.

‘명예해군 선서문’도 제정했다. 장교, 부사관, 군무원, 병사가 임용되거나 입대할 때 “하나,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 둘, 다른 사람을 속이지 않겠다. 셋, 도둑질을 하지 않겠다. 넷, 또한 이러한 짓을 한 사람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낭독하도록 했다.

해군은 ‘해군 핵심가치상’을 제정, 명예?헌신?용기 분야 공헌자를 연 1회 표창하고 비위 행위자에 대한 신고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기로 했다.

부대관리능력 및 품성 진단을 위한 ‘리더십 진단제도’도 도입한다. 육상에서 근무하는 중령 이상, 해상 근무 소령 이상 장교를 대상으로 연 2회 본인 과 하급자가 리더십 수준을 진단하기로 했다.

해군사관학교 출신과 함정 병과를 진급 과정에서 우대해왔던 인사관행도 개선하기로 했다. 해사 출신이 아닌 장교가 정책부서나 함대?작전사 참모등 주요 직위를 맡을수 있도록 보직을 확대하고 기술?행정병과 장교의 함정 및 정책부서 근무 비중도 높이기로 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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