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한양도성] 윤동주·한용운…문인들의 발자취 느낀다

입력 2015-04-29 07:00
백악 구간 - 창의문 ~ 혜화문


[ 고재연 기자 ]
백악 구간은 창의문(彰義門)에서 백악을 넘어 혜화문(惠化門)에 이르는 구간(4.7㎞)으로, 도보 3시간 코스다. 삼청각 북촌 등이 가까이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좋다. 윤동주 한용운 이태준 김광섭 등 문인들의 발자취도 느낄 수 있다.

백악(북악산·342m)은 한양의 주산(主山)으로 내사산 중 가장 높다. 1968년 1월21일 북한 특수부대원들이 청와대를 습격하기 위해 침투한 뒤 40년 가까이 출입이 제한되다 2007년 개방됐다. 창의문·숙정문·말바위 안내소에 입장할 때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백악 구간은 인왕산과 백악이 만나는 지점인 창의문(자하문)에서 시작한다.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와 버스를 타고 자하문 고개에서 내리면 창의문에 도착한다. 창의문 안쪽에는 최규식 동산, 윤동주 문학관을 만날 수 있고 바깥쪽 서울미술관 안에는 석파정이 있다. 석파정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별장이 있던 곳이다. 석파(石坡)는 흥선대원군의 호다.

창의문에서 산성을 따라 걷다 보면 ‘백악산 해발 342m’라고 적힌 표석이 나온다. 도성에서 가장 높은 지점인 백악마루다. 이곳에 서면 경복궁과 세종로는 물론 한강 건너 63빌딩까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백악마루에서 청운대로 내려가는 길에는 15발의 총탄 자국이 남아있는 큰 소나무를 만나게 된다. 청와대를 습격하려 침투한 북한 특수대원들과 우리 군경이 교전한 흔적이다.

백악 구간을 반쯤 걸으면 한양도성의 북대문인 숙정문(肅靖門)이 있다. 숙정문은 가뭄이 심할 때를 제외하고는 늘 닫아두었다고 한다. 북쪽에서 ‘음기’가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숙정문을 열어두면 장안 여자들이 음란해지므로 항상 문을 닫아 두게 했다”는 속설도 전해진다.

숙정문 밖에는 야경이 아름다운 삼청각이 있고, 삼청공원 쪽으로 내려가면 북촌 한옥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있는 마을을 지칭하던 옛 이름으로 지금은 재동 가회동 계동 삼청동 일대에 해당한다.

와룡공원 옆으로 도성 안쪽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성북동으로 빠지는 문이 나온다. 문 밖에 그림처럼 펼쳐진 마을이 북정마을이다. 한용운 선생이 살던 ‘심우장’과 ‘성북동 비둘기’를 쓴 김광섭 시인의 옛 집이 남아있다.

국내 최초의 사립 미술관으로 훈민정음 해례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등 국보급 문화재와 국내 최고 수준의 서화를 소장하고 있는 간송미술관이 북정마을 끝에 있다. 한양도성의 동북문인 혜화문에서 백악구간이 끝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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