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강조하는 임종룡 위원장…실무진 "금융위기 때만큼 바빠"

입력 2015-04-28 21:24
금융위원회는 요즘

쏟아지는 건의에 휴일 반납
"각론 집중 숲 못봐" 지적도


[ 박동휘 기자 ] 금융위원회 서기관, 사무관들은 요즘 밤 12시가 다 돼 퇴근하는 일이 잦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취임한 지난달 16일 이후 일요일에 쉰 적도 거의 없다. 현장을 중시하는 임 위원장에게 맞춰 매주 두세 차례 금융회사를 찾아 이런저런 건의를 듣고 해법을 찾느라 퇴근 무렵이면 파김치가 되기 일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 바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임 위원장은 취임 전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내면서 현장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한다. 금융감독당국의 목소리가 현장에 어떻게 전달되는지도 생생하게 목격했다. 접대비 상한을 명시한 공문을 받자마자 상한선을 피해 접대비를 지출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회의가 열렸다는 일화도 자주 언급한다.

“현장 챙기기가 지나치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임 위원장이 금융위 공무원들의 현장 방문을 독려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권대영 금융정책과장은 “불합리한 규제는 공무원들이 앞장서 풀어줄 테니 이젠 금융회사들이 금융 발전을 위해 뛰어달라는 메시지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잦은 보직 이동으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듣는 공무원 사회의 약점을 ‘현장 공부’로 보완하려는 뜻도 담겨 있다. 이형주 자본시장과장은 “직접 부딪히며 민원을 해결하다 보면 미처 몰랐던 것들이 눈에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위 직원들이 현장을 찾는 일이 많아지면서 금융회사들은 쌓아 뒀던 하소연을 쏟아내고 있다. 1년 가동을 목표로 만든 금융개혁 현장 점검반이 지난 6~24일 3주간 29개 금융회사를 방문해 접수한 의견만 614건에 달했다.

금융 전업주의를 없애달라는 의견이 27건이나 됐다.

일각에선 너무 현장에 매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사무관, 서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자신이 맡은 분야의 각론에만 집중하다 보니 금융산업 발전이라는 큰 숲을 보지 못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은행 자율성을 확대한다면서 기술금융, 중소기업 지분 투자 등을 기준으로 줄을 세우는 혁신성 평가를 금융당국이 지속하겠다는 게 대표적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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