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경질…실용주의자 임명
협상타결 기대감에 증시 5% ↑
[ 박종서 기자 ]
그리스 정부가 유로그룹(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회의) 요구에 따라 구제금융 협상팀 대표를 27일(현지시간) 전격 교체했다. 유로그룹의 추가 개혁안 요구를 줄곧 거부해왔던 강경파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어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리스 언론들은 이날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니코스 테오카라키스 구제금융 협상팀 대표를 경질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테오카라키스 대표는 바루파키스 장관이 선출한 인물로, 협상은 사실상 바루파키스 장관이 진행했다.
협상팀 개편은 지난 24일 협상이 무산되면서 이뤄졌다. 유로그룹은 “더 이상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고 손을 들었다. 이들은 테오카라키스 대표의 배경에 있는 바루파키스 장관을 겨냥해 “무책임하고 시간만 낭비하는 도박꾼에 아마추어”라며 협상팀 교체를 요구했다.
채무불이행(디폴트) 선언 위기에 놓인 치프라스 총리는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스는 협상에 실패하면 72억유로(약 8조3873억원)를 받지 못한다. 구제금융을 받지 못하면 내달 12일로 돌아 윱?국제통화기금(IMF) 만기 채무(7억5000만유로)를 갚지 못해 디폴트를 선언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치프라스 총리는 바루파키스 장관 대신 테오카라키스 대표를 경질하고, 그 자리에 자신의 최측근이자 실용주의자로 알려진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경제담당 외교차관(사진)을 앉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유로존 당국자들이 협상팀 개편 요구를 수용한 치프라스 총리의 결정을 환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도 반색했다. 그리스 증시는 협상팀 개편 발표 이후 5%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그리스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연 12.6%에서 연 10%대로 떨어졌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