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위대가 독도 침공한다면?

입력 2015-04-28 17:04
수정 2015-04-28 18:07
미일 방이협력지침 궁금증 풀이
전쟁수역내 군사활동은 추후 협의할 대목


국방부와 외교부는 28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국과 일본이 개정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에 ‘제3국의 주권에 대한 완전한 존중’이라고 표현한 것은 한국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3국의 영역에 진입할 때 반드시 당사국의 사전요청과 동의를 받는다는 점을 일본 관계자도 확인해주었다고 밝혔다. 한국이라고 명시하지 않은 것은 양자간 합의문서에 제3국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내용을 넣을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 고위관계자는 ‘지침을 보면 한국 정부의 입장이 강하게 고려돼서 작성되었음을 알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일본이 오는 8월까지 자위대법, PKO법, 무력공격대처법 등 안보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방공작전, 상륙작전, 영역횡단작전 등 각종 작전계획을 정비할 때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에 따른 국민의 우려감이 불식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국방부와 외교부 당국자의 설명을 토대로 미·일간 개정 가이드라인이 우리 안보에 미칠 영향과 의미 등을 살펴본다.

-미국과 일본은 언제든지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만에하나 일본이 독도를 공격하면 미군이 돕게되나.

“독도는 우리나라 영토이다. 일본이 독도를 대상으로 군사적 활동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방위협력지침은 일본의 자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일 자위대는 적의 무력공격이 있을 때 일본을 지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독도 침략은 일 자위대의 존재목적과 동떨어진 것이다. 이번 지침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별개의 문제로 봐야한다.”

-북한 해역에 일 자위대가 들어간다면.

“북한도 헌법상 우리나라의 영토이다. 우리 정부에 미리 요청하고 동의를 받아야 가능하다. 우리의 영해와 영공,영토에 일본 자위대가 진입하는 문제는 어떤 경우라도 우리 정부의 사전 요청과 동의가 있어야한다.”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지역에서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한다면.

“유사시 미군 함정 호송 및 보급, 주일미군 유엔사 후방기지 지원 및 호송, 한국내 민간인 소개작전, 주일미군 기지와 괌으로 발사하는 북한 탄도미사일 요격 등으로 예상된다.”

-새 가이드라인이 ‘제3국’이라는 포괄적인 용어를 쓴 이유는.

“국제법상 양자간 합의문은 제3국을 구체적으로 거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제3국의 명칭을 언급하게 되면 양자간 합의가 아니라 3자간 합의가 돼야 한다. 새 가이드라인의 제3국이라는 표현은 한국을 의미한다고 인식해도 틀림없다. 포괄적 표현이지만 사실상 한국의 입장을 반영한 문구이다.”

-새 가이드라인에는 일본의 군사활동에 제3국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표현은 없는데.

“제3국의 주권을 완전히 존중한다고 한 것은 곧 한국의 영역에서 한국의 동의 없이는 군사활동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당사국의 사전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내포한다.”

-유사시 긴급한 상황에서 일본이 한국 정부의 동의없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행동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 않나.

“우리 영토·영해·영공에 진입하려면 어떤 경우에도 우리 정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다만 유사시 선포되는 전쟁수역의 경우 영해 뿐만 아니라 공해도 포함한다. 공해는 통항의 자유가 보장되는 구역이다. 전쟁수역이 선포되면 다른 국가의 주권을 제약하게 된다. 전쟁수역과 관련한 문제는 명문화된 국제법도 없어 주로 관습을 따른다. 유사시 우리 전쟁수역에서 일본이 군사적 행동을 하는 문제는 앞으로 논의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

-주일미군 기지중 유엔사령부의 후방 기지가 7곳에 달한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유엔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일본 자위대의 군수물자가 한국에 투입될 가능성은.

“미일간 군수지원에 관한 문제이다. 우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물품을 싣고 부산항에 들어오려고해도 우리 정부의 사전요청과 동의가 있어야만 한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새 가이드라인에 한미동맹과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어떤 제약을 주는 문구도 반영하지 않았다’고 확인해주었다. 자위대의 미군에 대한 후방지원과 파병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일각에서 자위대의 한반도 파병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있을수 없는 일이다.”

-한국의 입장을 어떻게 반영해나갈 것인가.

“가이드라인은 포괄적이고 함축적인 표현을 담을 수 밖에 없다. 구체적인 내용은 앞으로 제정될 일본의 안보법제와 군사 작전계획에서 드러날 것이다. 일본에서 올해 8월쯤 안보법제가 구체화되고 그에 따라 작전계획이 수립될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 국가간 협의를 통해 한국의 입장이 군사적 수준에서 관철되도록 노력하겠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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