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동 기자 ]
1분기 네이버 '레이븐'· 다음카카오 '카카오페이' 마케팅비 '부담'
"실적 모멘텀 받기 어려워…장기적 매수 관점 유효"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최근 두 회사의 간판인 '라인(LINE)'과 '카카오톡(Kakaotalk)'이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데다 통상 1분기가 광고 집행 비수기라는 이유가 크다.
오는 30일 '포털 공룡' 네이버를 필두로 인터넷 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증권가에선 이들 기업의 컨센서스(예상치 평균) 낮추기가 한창이다.
2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내놓은 네이버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7550억원과 203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와 7% 가량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불과 한달 전만 해도 네이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7614억원과 2089억원이었다. 실적 발표 기간이 다가오면서 증권사들은 이를 0.8%와 2.5%씩 낮췄다. 그만큼 호실적을 자신하기 어렵다는 해석인 셈이다.
통상적으로 1분기는 포털 기업들의 광고 부문 비수기로 검색 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이 직전 분기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공통적이다.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는 총 매출액 중 광고 부문 매출 비중이 각각 75%와 42%로 절대적이다.
우선 네이버의 경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그나마 안정적인 성장세를 계속해 나가겠지만, 일본이 텃밭인 라인 매출을 감안하면 1분기 원·엔 환율 하락이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이 기간 원·엔 환율은 지난해 4분기보다 약 7% 가량 내렸다.
1분기 중 '결정적 한방'을 이끌어낼 만한 수익 사업이 없는 상황에서 영업이익은 얼마 만큼의 비용을 썼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1분기는 전통적으로 비수기지만 모바일과 라인의 광고 매출 성장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특별할 것 없는 무난한 실적을 나타낼 전망"이라며 "가장 큰 변수는 레이븐 with 네이버 등 게임에 대한 광고 집행과 팝업스토어 오픈 등 영업비용의 규모"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우려했던 라인의 성장성은 여전하다는 평가는 네이버 입장에선 그나마 다행스럽다. 모바일 메신저 이용자를 측정하는 지표인 MAU(월평균활동사용자수·Monthly Active Users) 지수가 여전히 견조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
이동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 부문은 견조한 매출액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전사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모두 긍정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라며 "올 1분기 라인 MAU는 2억명으로 예상돼 지난해 4분기 대비 11% 이상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다음카카오의 상황은 더 안 좋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다음카카오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458억원과 523억원이다. 영업이익 컨센서스의 경우 한달 만에 10% 이상 줄었다.
증권가에선 마케팅 비용이 증가해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 등 신규 서비스 가입자 유치를 위해 공격적인 비용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마케팅 비용으로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7%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업이익 전망치를 가장 낮은 470억원대로 잡았다.
이에 따라 포털 기업들의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 타이밍을 잡으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비용 대비 신규사업의 성과가 아직 부족한 만큼 실적 모멘텀을 받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글로벌 업체 대비 저가 메리트가 있는 상황에서 오는 2분기 이후에는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며 "다음카카오는 신규사업의 성과가 나타날 경우 언제든지 주가가 오를 수 있으니 긴 호흡을 갖고 매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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