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액 최대 1000억弗 亞 최빈국…스스로 재기 불가"
"사망자 1만명 넘을 것" 전망도
[ 박종서 기자 ]
대지진이 강타한 네팔의 경제적 손실이 연간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네팔은 아시아 최빈국으로, 국제사회의 도움 없이는 사실상 재기가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지진으로 발생한 네팔의 경제적 손실을 분석해 27일 발표했다. 네팔이 100억~1000억달러의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3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네팔의 GDP는 196억달러(약 21조300억원)로 세계 107위다. USGS는 “네팔이 이번 대지진으로 GDP 이상의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피해액이 1000억달러가 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엔개발계획(UNDP)도 네팔 국토의 40%가 지진 피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하면서 경제적 손실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진피해 복구에는 무너진 건물 등을 다시 세우는 데만 수십억달러 이상이 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경제분석회사 IHS의 라지브 비스와스 아시아태평양 담당 책임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파괴된 시설을 복구하는 데만 최소 50억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팔의 경제력을 감안할 때 스스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많다. 네팔 경제에서 관광 등 서비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육박한다. 휴양이나 히말라야 트레킹, 불교 성지순례 등으로 외화를 벌어들이는데 이번 지진으로 관광산업 기반이 사실상 붕괴됐기 때문이다. 네팔을 찾는 해외 관광객 수는 연간 80만명에 달한다.
네팔 경제는 지진 발생 전부터 좋지 않았다. 지난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네팔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5.2%보다 낮은 4.6%로 예측했다. 새 헌법을 둘러싼 정치권 다툼과 옥수수 생산 감소 등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지진까지 발생해 전기 공급이 끊기고 도로가 마비돼 경제 정상화가 더 어려워진 것이다.
마드후카 라나 네팔 전 재무장관은 “네팔 경제의 중심지인 카트만두가 무너졌다”며 “우리는 지진 복구에 대처할 능력이 없다”고 털어놨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네팔에 조속히 조사단을 파견해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ADB도 피해복구를 지원키로 했다.
지진 발생 사흘째인 27일 현재 네팔 당국은 3726명이 사망했고, 6538명이 부상당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사망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실제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네팔은 1934년에도 대지진으로 1만700여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겪었다.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는 네팔 사고 수습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이 100만달러를 긴급지원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유럽연합과 캐나다도 각각 300만유로와 500만캐나다달러를 내놓 渼鳴?발표하는 등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인접국인 중국과 인도는 가장 먼저 네팔 현지에 구호팀을 파견했다. 인도는 재난구호대원 285명과 의약품, 식량, 텐트 등의 구호물자 43t을 군용기 13대에 실어 급파했다. 중국은 구조대 62명을 카트만두에 파견했다. 파키스탄은 지하 투시용 레이더와 콘크리트 절단기, 탐지견 등을 갖춘 구조대를 보냈다.
국경없는이사회도 4개 구호팀을 이날 오전 네팔로 보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희생자와 잃어버린 가족을 연결해주는 ‘사람찾기’ 사이트를 별도로 만들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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