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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전·폭발 위험 커 사고 우려
올 4700개 제거…포상제 운영
[ 백승현 기자 ]
지난 2일 첫 운행을 시작한 호남고속철(KTX)이 개통 사흘 만인 4일 고속주행 중에 멈춰서는 사고가 있었다. 이날 오후 3시께 전북 익산역과 충남 공주역 사이의 용산방향 상행선에서 단전 현상이 발생해 후속 열차들은 선로를 바꿔 운행했고, 정상 복구까지는 1시간30분이 걸렸다. 사고 원인은 부실공사나 기계 결함이 아닌 ‘까치집’이었다. 선로 근처 까치집에서 젖은 나뭇가지가 전선 위로 떨어지면서 전기 공급이 끊어졌던 것이다.
코레일이 까치집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해마다 3~4월이면 산란기를 맞은 까치와 선로 순회 직원 사이에 벌어지는 전쟁이다. 국내 철도의 전철화율은 70%(3월 현재)로 선로 위 까치집은 열차사고의 최대 위협 요인이라는 게 코레일의 설명이다. 2만5000V의 고압 전류가 흐르는 전차선(전력공급선)에 까치집에서 철사나 은박지, 젖은 나뭇가지가 떨어지면 단전은 물론 폭발사고 우려까지 있다.
전재근 코레일 전기기술단장은 “까치집은 엉성해 보여도 수백개의 나뭇가지나 철사 등으로 견고하게 짜여 있어 제거하기가 쉽지 않다”며 “서너 시간이면 뚝딱 집을 만들고 처음 둥지 튼 곳을 또다시 찾는 까치의 특성상 한 장소에서 최대 10여차례 털어내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코레일이 올 들어 제거한 까치집 숫자만 4700여개, 2012년부터 계산하면 2만개가 넘는다.
코레일은 선로 주변 까치집을 신고하는 시민을 대상으로 포상제도 운영하고 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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