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최대 통신·방송·유통·엔터기업들, 29일 서울 총집결
한국 70개기업-태국 30개 기업, 모바일·방송·영화 협력 모색
글로벌 콘텐츠 공동 제작 등 한국기업 대상 투자 쇼케이스
[ 유재혁 기자 ]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네이버 라인은 2011년 6월 일본에서 처음 선보인 뒤 대만으로 확산됐고 이듬해부터는 태국으로도 번졌다. 라인 측은 태국 현지 통신사와 제휴해 마케팅을 펼쳤다. 곰, 토끼, 개구리 등 동물 캐릭터를 태국인이 선호하는 애교 넘치는 표정들로 디자인해 내놨다. 오토바이를 개량한 태국 특유의 교통수단 ‘툭툭’을 타는 모습으로도 선보였다. 태국 명절에는 이들 캐릭터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벤트를 펼치면서 이용자가 급증했다. 26일 현재 이용자는 인구(약 6700만명) 2명 중 1명꼴인 3300만명에 달한다. 페이스북에 이어 태국 내 SNS 2위다.
네이버 라인과 협력해 오는 12월 출범하는 태국 등 10개국 아세안경제공동체(AEC)에 진출하려는 국내외 콘텐츠 기업이 넘쳐나고 있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 ?의 맹주를 자처하는 태국 기업들은 라인처럼 한국의 앞선 디지털 콘텐츠 기술을 받아들여 AEC 시장을 장악하고 싶어한다.
태국은 아세안의 2위 경제대국이자 물류와 문화 중심지다. 특히 아세안 내 1인당 문화지출이 최고여서 콘텐츠산업 규모가 2013년 92억5000만달러로 한국(2014년 기준 97억달러)과 맞먹는다. 해외 관광객 수는 한국의 두 배 규모인 연간 2200만명에 달한다.
태
국과 한국의 정부 관계자와 주요 기업을 초청해 투자상담을 진행하는 ‘2015 한·태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K-T DIGICON 2015)’가 오는 29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태국과 협력해 한국 디지털콘텐츠산업의 아세안 진출을 앞당기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는 솜분 멕파이분와타나 태국 정보통신기술부 차관과 타왓차이 짓따라파난 태국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양국의 디지털 콘텐츠 교류협력, 공동 제작 및 한국 정보통신기술(ICT)과 태국 문화콘텐츠가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30여개 태국 기업과 70여개 한국 업체 등 양국을 대표하는 100여개 디지털 콘텐츠 기업도 참여해 방송·영화, 모바일, 융합형 등 3개 분과에서 콘텐츠 설명회, 비즈니스 상담회, 쇼케이스, 네트워킹 만찬 등을 연다.
타왓차이 짓따라파난 상임위원과 서현 ?CJ E&M 글로벌사업본부장은 기조연설자로 나서 양국 정부와 기업들이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아세안을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킬러콘텐츠를 공동 제작하는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방송 및 영화 분과에는 한국 방송 프로그램을 구매하거나 공동제작 파트너를 찾으려는 태국 방송사가 대거 참여한다. ‘별에서 온 그대’ 등 한국 인기 드라마를 주로 수입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 BBTV, MCOT와 시청률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민영 디지털방송사 PPTV, 채널8 등이 KBS, MBC, EBS, CJ E&M, JTBC 등 국내 주요 방송사, 레인보우브릿지(RBW)와 얼반웍스미디어 등 콘텐츠 제작사들과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모바일 분과에서는 태국 내 SNS 열풍을 이끌고 있는 라인을 비롯해 태국 최대 통신사업자인 트루무브 H, 한국 게임 수입업체인 아시아소프트 등이 크리에이티브 밤과 빅스타글로벌 등 한국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들과 투자 상담을 한다.
융합형 분과에서는 태국 1위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GMM그래미와 1위 제작사인 칸타나그룹 등 태국의 뉴미디어 플랫폼 사업자, 방콕에서 태국 최대 쇼핑몰을 운영하는 1위 유통기업 센트럴월드 등이 참가해 한국 ICT를 활용한 융합형 콘텐츠 제작 기업들과 자본 및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특히 도심형 테마파크, 소규모 키즈 카페, 태국 유명 가수들의 홀로그램 전용관 설립 등에 관심을 보인 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디스트릭트홀딩스, 미디어프론트 등이 투자 쇼케이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재유 미래부 차관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의 디지털콘텐츠산업이 아세안 지역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양국 기업들이 오는 6월 방콕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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