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국제철도협력기구 정회원 청신호

입력 2015-04-26 20:56
우리나라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 가입에 청신호가 켜졌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핵심인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구현에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레일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현을 위해 국토교통부가 올해 3월 OSJD에 제출한 우리나라의 정회원 가입 안건이 지난 23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제30차 OSJD 사장단 회의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장관회의 의제로 채택됐다고 26일 발표했다.

OSJD 정회원 가입은 1차 관문인 사장단 회의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정식 안건으로 채택된 후, OSJD 장관 회의에서 최종 승인된다. 이 또한 만장일치로 결정된다.

OSJD는 러시아, 중국, 북한을 비롯한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28개 국가의 철도협력기구로,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를 통한 대륙철도 운행을 위해서는 가입이 필수적이다.

우리 정부는 12년 전인 지난 2003년 1월 OSJD 정회원 가입을 추진했으나 북한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우리 정부의 OSJD 정회원 가입은 6월 2∼5일 몽골에서 열리는 제43차 OSJD 장관 회의에서 최종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코레일은 향후 OSJD 회원국들과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북한의 긍정적인 결정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OSJD 정회원 가입 안건은 지난 22일 실무자 회의 때만 해도 북한 측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의像?지배적이었으나 제휴회원으로 회의에 참석한 코레일의 설득과 노력으로 극적으로 채택됐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23일 블라디미르 야쿠닌 러시아 철도공사 사장을 비롯해 폴란드, 카자흐스탄 철도공사 사장 등 OSJD 주요 인사와의 릴레이 미팅과 북한 철도국장을 만나 우리 정부의 OSJD 정회원 가입 필요성을 강조, 회의장 분위기를 반전시켰다고 코레일 측은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OSJD 정회원 가입안건은 실무자 회의에서는 채택이 부결됐지만 사장단 본회의에서 긴급 안건으로 상정돼 북한의 묵인하에 중국을 비롯한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됐고 최종 회의록 서명까지 마쳤다고 코레일 측은 덧붙였다.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대륙철도연구팀장은 "이번 OSJD 정회원 안건 채택은 유라시아 우호국들의 도움으로 10년 넘게 반대해 온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OSJD 정회원 가입은 나진·하산 프로젝트, 극동경제포럼 등 유라시아 대륙 국가 간 경제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OSJD 정회원 가입 안건이 장관 회의에 상정됨에 따라 국내외 철도 전문가 등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정부의 OSJD 정회원 가입을 적극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코레일은 내달 27∼29일 개최되는 'OSJD 사장단 서울회의'에서도 유라시아 지역의 공동 경제발전과 철도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정회원 가입이 필수적임을 강조하고 회원국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북한은 철도가 주요 교통수단인 주철종도(主鐵縱道) 구조이다 보니, 노후화된 철도 시설물 개량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방북과 OSJD 회의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OSJD 정회원 가입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첫 디딤돌을 놓는 역사적인 출발점으로 남북·대륙철도 시대를 활짝 열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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