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인간의 이름을 가진 질병들

입력 2015-04-23 20:33
마음의 혼란

다우어 드라이스마 지음 / 조미현 옮김 / 에코리브르 / 400쪽 / 1만7800원


[ 김보영 기자 ] 1948년 9월, 미국 버몬트주의 공사 현장에서 끔찍한 사고가 일어났다. 화약 사고로 6㎏의 쇠막대가 현장 주임 피니어스 게이지의 두개골을 관통한 것이다. 놀랍게도 그는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일상생활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완치됐다. 문제는 다음해 그가 일터에 복귀했을 때 나타났다. 인내심 많던 그가 성미 급한 사람으로 변한 것이다. 전두엽 손상으로 인해 감정 반응이 위태로워지는 ‘게이지 행렬’이 발견된 첫 순간이었다.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뇌과학 분야의 대표적인 질환들은 어떻게 발견됐을까. 《마음의 혼란》은 부제 ‘사람의 이름을 갖게 된 마음의 병들’에서 알 수 있듯이 신경질환 가운데서도 사람의 이름을 딴 병이 탄생한 역사를 탐구한다. 열두 장으로 이뤄졌으며 장마다 질환 하나의 역사를 다뤘다. 질병의 첫 발견, 명명 과정, 후속 연구 등 그 질환과 연관된 역사를 폭넓게 살펴본다.

눈에 띄는 것은 저자의 스토리텔링 능력이다. 지루하고 어렵게 읽힐 수 있는 의학사를 다루고 있지만 심리학과 철학을 전공한 다우어 드라이스마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교수는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사건을 내러티브 방식으로 재구성해 현장감을 살렸다. 낯선 병명과 의학 용어가 수시로 등장하지만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빠져들 수 있는 이유다. 사이먼 배런코언 케임브리지대 발달정신병리학 교수는 이 책에 대해 “정신과 뇌를 연구하는 이들에게 보물과 같은 귀중한 저술이자 일반 독자를 사로잡을 만큼 쉽게 쓰였다”며 찬사를 보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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