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2', 슈퍼 영웅·인공지능 숨가쁜 혈투

입력 2015-04-22 21:08
영화 리뷰


[ 유재혁 기자 ]
아이언맨이 “제발 기절해라”고 말하면서 헐크의 얼굴을 ‘팡, 팡, 팡, 팡’ 가격한다. 주먹질이 일정한 속도와 강도로 진행되는 동안 헐크의 얼굴도 뉘었다 일어났다를 반복한다. 울트론의 수하에게 조종당하며 도시를 쑥밭으로 만든 헐크가 제정신을 찾도록 때리는 이 장면에서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린다. 토르의 망치를 슈퍼영웅들이 들어올리는 장면도 비슷하다. 모두 실패한 다음 인공지능 자비스가 망치를 가뿐히 토르에게 건네줄 땐 웃을 수밖에 없다.

23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대작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감독 조스 웨던)은 유머러스한 액션을 빼놓지 않는다. 전편에서 악당을 패대기치는 헐크의 유머 넘치는 액션 신이 관객을 사로잡았던 것처럼 말이다. 전 세계에서 15억달러를 번 ‘어벤져스’의 성공 비결은 슈퍼영웅을 한자리에 모아 재치 있고 웃기는 액션 신을 보여준 데 있다.

디즈니가 투자·배급하는 ‘어벤져스’ 시리즈는 미국 만화출판사 마블코믹스의 원작을 옮긴 대작이다. 헐크(마크 러펄로 분),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번?,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블랙 위도우(스칼릿 조핸슨), 호크 아이(제러미 레너) 등 슈퍼영웅들이 힘을 모아 지구를 위협하는 악을 물리치는 내용이다.

‘어벤져스2’에서는 인류를 멸종시키려는 인공지능 울트론과 싸운다.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가 평화 유지 프로그램을 만들다가 오류로 탄생한 울트론은 인간이 만든 컴퓨터와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형상화하고 있다.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인공지능이 인류를 멸망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희망이자 공포다. 울트론이 공포라면 그와 대적하는 자비스는 희망이다. 자비스는 슈퍼영웅들과 협력해 울트론 제압에 나선다.

헐크와 아이언맨에 집중한 전편보다 다양한 캐릭터에 관심을 뒀다. 토르,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 호크 아이 등이 가세해 액션의 스케일이 커졌다.

8분 정도 등장하는 서울 촬영분은 서울 사람이나 간파할 듯싶다. 도시 전체를 조망하는 신이 없기 때문이다. 세빛섬과 상암 디지털미디어센터, 강남대로, 서울 지하철 내부 등을 알아보는 데 만족해야 할 정도다. 유전공학자 닥터 조 역으로 출연한 한국 배우 수현은 이 작품을 계기로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하는 신데렐라가 될 전망이다.

유재혁 대중문화 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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