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블러드’가 20회를 마지막으로 2개월여 간의 항해에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21일 방송된 KBS 월화드라마 ‘블러드’ 최종회에서는 지상(안재현)과 재욱(지진희)이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모습이 담겨 안방극장에 긴장감을 선사했다.
재욱이 돌연변이 지상의 순혈과 육체가 뱀파이어 바이러스 부작용을 해결할 열쇠임을 알게 되면서 리타(구혜선)를 납치해 지상을 유인, 목숨을 빼앗으려 했다. 그러나 재욱이 수하들의 공격을 받고 무력화된 지상의 가슴에 말뚝을 박으려는 순간, 앞을 막아선 가연(손수현)은 지상 대신 심장을 내주고 말았다. 가연의 희생으로 재욱이 충격에 빠져있는 사이 지상은 반격을 가하며 재욱의 목에 의문의 주사기를 꽂았고, 동시에 재욱도 지상의 가슴에 말뚝을 박았다.
생명이 꺼져가고 있음을 깨달은 지상은 뱀파이어 바이러스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내어주기로 결정한 후 죽기 전 리타와 함께 마지막 소원이었던 ‘동 트는 해’를 보기 위해 병원 옥상에 올랐다. 그리고 “덕분에 인간으로 살았어. 세상에서 제일 따뜻하고 행복한 인간으로…사랑해”라는 고백을 남기고 처음 보는 해 뜨는 광경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조용히 숨을 거뒀다. 반면, 재욱은 지상에게 맞은 주사로 인해 원래 나이로 되돌아가는 급속 노화가 진행됐던 상태. 힘겹게 숨을 몰아쉬던 재욱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건 천사지만, 세상을 바꾸는 건 악마의 일입니다”라며 “이게 저에겐 최선이었고, 여전히 후회도, 변함도 없습니다…”라는 반성 없는 고백을 마지막으로 생을 마감했다.
1년 후 리타는 지상과 함께 가기로 했던 코체니아에 홀로 방문해 지상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던 소녀 옐레나를 만나, ‘영희’라는 이름의 인형과 함께 지상의 편지를 전달하며 대신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리타는 홀로 코체니아를 거닐던 중 뱀파이어 무리들의 표적이 되어 막다른 골목에 몰렸던 것. 그 순간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리타 앞에 지상이 나타나 뱀파이어 무리를 물리치면서 운명적으로 재회한 두 사람은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 "한국 드라마에 새로운 족적 남겼다" 기민수PD-박재범 작가의 색다른 시도
‘블러드’는 국내 최초 판타지 메디컬 드라마이자 지상파 최초 뱀파이어물이라는 색다른 시도로 한국 드라마 계에 새로운 족적을 남겼다. ‘굿닥터’ 이후 두 번째로 함께 한 기민수 PD와 박재범 작가가 뱀파이어라는 존재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라는 색다른 시각으로 재해석,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가진 뱀파이어 의사가 인간이라는 불완전한 존재에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과정을 달콤한 로맨스와 코믹 코드, 스릴러적인 반전으로 버무려 그려낸 것. 뱀파이어 바이러스를 이용해 세상을 구하겠다는 미명 하에 악행을 자처하는 재욱(지진희), 변질된 욕망이 만들어낼 비극을 막기 위해 목숨까지 내던지며 고군분투하는 지상(안재현)의 대립을 흥미진진하게 담아내며 인간 생명의 가치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었다.
◆ 안재현-구혜선,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케미甲 '안-구 커플' 탄생
안재현과 구혜선은 ‘블러드’를 통해 처음 호흡을 맞췄음에도 불구, 남다른 커플 케미를 자아내며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차갑고 무뚝뚝한 표정 속에 따뜻한 마음을 감추고 살아온 ‘뱀파이어 서전’과 도도하고 까칠하면서도 명랑한 면모를 가진 상속녀 의사라는 개성 강한 두 캐릭터를 사랑으로 융화시키며 안방극장에 무차별 ‘설렘 폭격’을 가했던 것. 두 사람의 완벽한 비주얼과 자연스러운 어울림은 뱀파이어와 인간의 운명적 사랑이라는 특별한 로맨스에 설득력을 더하며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자극했다.
◆ 지진희-김갑수-진경-김유석, "역시 달랐다" '관록 라인'의 든든한 활약
지진희, 김갑수, 진경, 김유석 등 ‘관록 라인’의 활약은 역시 돋보였다. 지진희는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재욱 역을 단정하게 떨어지는 차가운 표정과 말투로 소화, ‘명품 악역’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또한 조카인 리타(구혜선)의 부모를 죽인 죄책감으로 끝내 자살을 택했던 유회장 역 김갑수는 죽음 앞에 나약하고,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인간 군상을 진정성 있는 연기로 표현했다. 진경은 끝내 눈앞의 욕심에 잠식당해 비참한 최후를 맞는 경인 캐릭터를 능수능란한 완급 조절 연기로 구현하며 긴장감을 더했고, 김유석은 열정적으로 연구에 매진하는 고지식한 학자 정과장 역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 손수현-정해인-정혜성, "가능성, 증명했다" 탄탄한 '풋풋 라인업' 재발견
손수현, 정해인, 정혜성 등 ‘풋풋 라인업’은 극에 활력을 더하며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이끌었다. 너무도 순진한 얼굴 뒤로 ‘절대 악역’ 재욱의 스파이라는 충격 반전을 감추고 있던 민가연 역의 손수현은 첫 드라마 데뷔임에도 안정감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드라마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어 주현우 역 정해인과 최수은 역 정혜성은 알콩달콩 깨알 로맨스를 펼쳐내며 묵직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했다. 특히 19회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정해인의 절박한 연기와 연인의 죽음을 슬퍼하는 정혜성의 눈물겨운 감정 연기가 안방극장을 촉촉하게 적시기도 했다.
제작사 IOK 미디어는 "지난 2개월여 동안 '블러드'를 지지하고 응원해주신 모든 시청자 분들의 사랑에 행복했고, 또 감사했다"며 "이제 드라마는 끝나지만 ‘블러드’로 전했던 강렬한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오래 오래 남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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