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수영 기자 ]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20일 사의를 밝힌 이완구 국무총리는 사의 표명 시점까지 재임 기간이 63일에 불과하다. 현재까지 재임 기간이 가장 짧았던 총리(총리 서리 제외)는 허정 전 총리로, 1960년 6월15일 취임해 65일간 재임했다.
남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7일 귀국한 이후 사의를 수용한다는 방침에 따라 공식 기록상으로는 허정 전 총리보다 며칠 더 총리직에 머무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총리는 21일 국무회의 사회봉부터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넘기고 총리 직무에서 손을 놓았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역대 총리 중 가장 ‘단명(短命)’한 총리라는 짐을 지게 됐다.
이 총리는 총리 취임 이후 ‘충청권 포스트 JP(김종필 전 국무총리)’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충청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서 대권에 도전한다면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 총리의 정치역정은 극적인 장면의 연속이었다. 정치는 물론 경제, 치안, 지방행정까지 두루 섭렵한 흔치 않은 경력은 다른 정치인과 차별화되는 강점으로 꼽혔다. 2006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으로 충남지사에 당선됐으나 2009년 12월 이 紫?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해 지사직을 전격 사퇴했다. 이후 다발성골수종 투병을 거쳐 2013년 4·24 재·보궐선거 때 충남 부여·청양에서 당선되면서 정계로 돌아왔다. 지난 2월 국무총리에 취임했지만 지난달 12일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대국민담화는 그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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