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대표 PB들의 투자전략 가이드 "주식·펀드 비중 70%까지 늘려야"

입력 2015-04-17 21:22
"달리는 말 올라타라"

국내 주식형·배당주펀드 유망
유럽·중국펀드도 관심가질 만


[ 조재길 기자 ]
증시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 금융회사 창구가 붐비고 있다. 수천만원의 여윳돈을 들고 와 종목을 골라달라는 투자자가 부쩍 늘었다는 게 영업점 직원들의 설명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와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활기 띠는 영업점

일선 영업점의 분위기는 지난 1~2개월 새 확 달라졌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PB클래스갤러리아 이사는 “증권 계좌를 개설하겠다는 고객이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증시가 4년간의 장기 박스권에서 벗어나 대세상승에 들어갔다는 기대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홍 한화생명 63FA센터장은 “보수적인 보험사 자산가들도 작년부터는 부동산, 올 들어선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며 “다만 주가가 갑자기 뛰어서 그런지 주식 투자를 새로 시작하기엔 부담스럽다는 고객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증권사들의 신규 계좌 수는 급증세다. 대우증권 창구에선 올 1분기(1~3월) 총 2만8616개의 개인 계좌가 신규 개설됐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4.4% 급증한 수치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신규 계좌는 전년 대비 25.7%, 키움증권 계좌는 16.7%, 대신증권 계좌는 15.7% 늘어났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자금 여력이 있는 50~60대 투자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게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 “주가 더 오른다”

각 금융회사를 대표하는 프라이빗뱅커(PB)들 사이에는 지금과 같은 증시 활황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배하다. 한국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이선욱 삼성증권 도곡지점장은 “저금리가 심화하는 가운데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증시가 박스권을 탈출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미애 신한금융투자 PWM서초센터장도 “작년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기준금액이 연간 2000만원으로 낮아진 후 주식의 비과세 혜택이 더욱 돋보이고 있다”며 “정부가 배당확대 정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대세상승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태민 현대증권 압구정WMC센터장의 시각은 더욱 전향적이다. 그는 “시중자금이 주식 말고 마땅히 갈 곳이 없다”며 “유동성 장세가 막 시작됐다는 점에서 코스피지수가 2700도 뚫을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주가지수가 쉬지 않고 오른 만큼 단기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인응 우리은행 압구정현대지점장은 “기업들의 수익성이 특별히 좋아질 요인이 없는데도 주가는 계속 오르는 중”이라며 “일단 차익을 실현했다가 실적을 확인한 뒤 추가 투자를 저울질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경민 KB국민은행 목동PB센터 팀장도 “오는 9월께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상품 비중 70%로 늘릴 만

하지만 이처럼 향후 증시를 다소 보수적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는 물가상승률을 따라가기도 버겁다는 이유에서다. 40~50대 투자자가 여윳돈을 굴린다면 주식형 펀드 등 투자상품 비중을 70% 정도까지는 높여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환기 대신증권 청담지점장은 “주가가 단기 급등한 터여서 좀 부담이 있지만 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에 투자상품 외엔 대안이 없다”며 “배당주처럼 꼬박꼬박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주식 쪽으로 눈을 돌릴 만하다”고 말했다. 김인응 지점장은 “만약 1억원의 여윳돈이 있다면 지난달 양적 완화 정책을 개시한 유럽의 주식형 펀드에 30%를 넣고 중국본토와 국내주식형 펀드에 20%씩 묻어둘 만하다”고 했다.

조재영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남센터 부장은 “은퇴자와 같은 보수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도 주식형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 투자상품을 늘려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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