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년 우리은행…'아시아 톱10·글로벌 톱50' 향해 뛴다

입력 2015-04-17 07:10
Cover Story - 우리은행


[ 이태명 기자 ]
우리은행이 달라졌다. 민영화 무산에다 수익성 저하로 고전한 지난해까지와 달리 이광구 행장 취임 이후 빠르게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영업·마케팅 전략도 예전보다 공격적으로 짰다. 저금리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예금·대출 자산을 늘리고 있다. 해외 진출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지점과 출장소, 사무소를 합쳐 현재 185곳인 해외 영업망도 올해 25개 지점을 추가해 더욱 넓힐 계획이다.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로는 최대 규모다.

금융과 정보기술(IT)이 결합된 핀테크와 인터넷 전문은행 등 금융시장 판도 변화에도 가장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우리은행을 강한 은행, 1등 은행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이 행장의 경영전략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아시아 톱10 은행 꿈꾼다

우리은행은 2010년부터 네 차례 민영화를 추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지난해엔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계열사 매각 등의 여파로 지배구조를 지주사 체제에서 은행 체제로 다시 바꿔야 했다.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도 문제였다. 자칫 흔들릴 법도 하지만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30일 이 행장 취임 이후 빠르게 전열을 가다듬었다. 이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우리은행의 변신을 선언했다. 핵심 경영전략은 ‘글로벌’과 ‘강한 은행’으로 정했다.

특히 해외 시장 진출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뛰어넘는 돌파구와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이 행장은 “6% 수준인 해외 수익 비중을 2016년까지 10%로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는 아시아 톱10, 세계 톱50 은행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게 이 행장이 제시한 비전이다.

글로벌 은행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판도 차근차근 마련하고 있다. 작년 말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으로부터 2013년 지분을 인수한 소다라은행과 현지 우리은행 법인의 최종 합병을 승인받았다. 이로써 우리은행의 해외 영업점은 185개로 늘어났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해 7월에는 캄보디아 서민 금융회사를 인수해 소액대출과 할부금융을 위한 마이크로파이낸스 시장 진출의 길을 열었다.

앞서 2012년엔 인도 첸나이 지점과 브라질 현지법인을 각각 설립해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브릭스(BRICs) 영업망을 구축했다. 올해는 필리핀 현지 저축은행 인수나 지점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이를 통해 현재 185개인 해외 영업망을 올해 말까지 210개, 중장기적으로 3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스마트 디지털 뱅크 대비한다

우리은행은 해외 진출과 함께 올해를 ‘스마트 디지털 뱅크’ 원년으로 정했다. 핀테크와 인터넷 전문은행 등 이전과는 다른 외부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에서다. 이 행장도 핀테크 분야에서 ‘영선반보(領先半步)’를 강조했다. ‘남보다 성공하기 위해선 항상 반걸음 앞서 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작년 말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핀테크사업부를 신설했다. 이 사업부를 통해 핀테크 시대에 대비해 온라인 지급결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기업들과 공동으로 금융 플랫폼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ICT기업과의 합종연횡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다음카카오가 출시한 모바일 결제서비스인 뱅크월렛카카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충전계좌인 ‘우리 뱅크월렛카카오 통장’을 선보였다.

올해 2월에는 KT와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핀테크 업무협약도 맺었다. 정부가 올해 도입 예정인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대비도 착착 진행 중이다. IT 자회사인 우리FIS와 우리금융경영연구소를 주축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세부 추진계획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인터넷·스마트폰 채팅을 활용한 온라인 비대면 상담시스템인 ‘우리톡(Talk) 상담’도 개설했다.

목표는 ‘강한 은행+1등 은행’

서민금융도 강화하고 있다. 이 행장은 작년 말 취임사에서 이른바 ‘금융 대동맥론’을 화두로 제시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 지원을 늘리고 서민금융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월엔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단기 유동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재무제표 중심의 신용평가 대신 현장 실사를 통해 자금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또 취약계층 금융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서민전담 영업점을 116곳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이들 점포에선 새희망홀씨대출 등 서민용 대출상품을 취급하고 전문상담사를 배치해 재무·부채 컨설팅도 제공한다.

우리은행의 궁극적인 목표는 해외 영업 강화, 핀테크 등 신시장 선점을 통해 ‘강한 은행’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 행장은 이를 위해 취임 직후 ‘24·365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임직원 모두가 하루 24시간, 1년 365일 각자 맡은 역할을 다해 강한 은행을 만들자는 캠페인이다. 우량 자산과 핵심 고객을 확보해 은행 건전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세부 추진전략도 짰다. 우리은행 측은 매년 자산을 15조원씩 늘려 내년까지 국내 최고 수준인 총자산 300조원, 당기순이익 1조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게 내부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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