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비중 늘리는 한화·삼성·KDB생명

입력 2015-04-16 20:50
862조 '큰손' 보험사 속속 증시로

한화생명, 올들어 2조원 투자
삼성생명도 주식비중 확대
KDB생명, 펀드에 2000억
보험사, 코스닥 거래 사상 최고…유가증권시장선 6조 넘겨


[ 허란 기자 ] 주식시장이 상승기로 접어들면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보험사들이 들썩이고 있다. 대부분의 자산을 채권에 묶어 두고 있던 보험사들이 올 들어 주식 자산을 늘리고 있는 것. 총자산이 862조원에 이르는 보험사들이 주식 비중을 1%포인트만 확대해도 8조6200억원의 자금이 증시로 흘러드는 효과가 있다. 장기투자자인 보험사까지 속속 주식매수에 나서면서 증시의 대세 상승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KDB, 주식비중 두 배 이상 늘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 들어 2조원 상당의 주식을 펀드를 통해 사들였다. 증시가 장기 박스권에서 탈출할 조짐을 보이자 당초 계획했던 8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자금을 지난달에 서둘러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액보험, 퇴직연금 등 고객 투자금(특별계정)을 제외한 일반계정의 주식자산(펀드 기준)은 지난해 말 1조1632억원에서 3조1632억원으로 2조원(171%) 불어났다. 총 자산(91조6451억원) 중 주식자산(주식+펀드)이 차지하는 비중은 1.8%에서 4% 수준으로 높아졌다.

자산규모 221조2040억원으로 업계 1위인 삼성생명도 최근 주식 비중을 늘렸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4년간 박스권(1800~2050선) 상단인 2050선까지 내달리는 동안 특별계정의 주식비중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가 최근 약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투자담당자는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지만 환율, 유가, 유동성 등의 환경이 국내 증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일반계정 주식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9.55%(20조1613억원)로 높지만 이 중 18조7250억원 상당은 삼성전자, 삼성증권 등 계열사 주식이다. 특별계정의 주식형펀드 금액은 작년 말 기준 4조2755억원이다.

자산규모가 13조7024억원인 KDB생명도 주식 보유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KDB생명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채권혼합형 펀드에만 1000억원을 투자하고 있었는데 올해 주식형 펀드에 1000억원을 추가로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연 1%대의 초저금리 상황도 보험사를 주식시장으로 이끌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금리인하로 채권 기대수익률이 연 2%로 곤두박질친 반면 주식 투자 기대수익률은 연간 10%에 이르는 만큼 주식 투자를 안 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화생명 투자담당자는 “상장기업들의 배당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보험·연기금 등 장기투자자를 주식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내 주식거래도 역대 최고

보험사가 주식시장에서 직접 주식을 사고판 거래금액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杉? 보험사들이 지난 2월 코스닥 주식을 매매한 금액은 7640억원으로 역대 코스닥 거래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 거래금액은 6조213억원으로 2월(4조1865억원)보다 43.82% 증가했다.

보험사가 올 들어 집중적으로 순매수한 코스닥 종목은 CJ E&M, 셀트리온,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산성앨엔에스 등이다.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제일모직, 현대글로비스, 한화생명 등을 주로 사들였다. 이날 보험사들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한미약품, 한국가스공사, LG생활건강, 제일모직, 한미사이언스, 우리은행이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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