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하 기자 ]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들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서다.
16일 주식시장에서 제일모직은 전날보다 3500원(2.27%) 상승한 1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장 직후 8% 이상 치솟더니 차익실현 매물에 상승폭을 상당 부분 되돌렸다. 제일모직의 주가는 전날에도 10% 가까이 상승했다.
이틀째 키움증권 창구를 통한 매매 주문이 활발하게 쏟아지면서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모양새다. 이날 제일모직의 거래대금은 3363억8700만원으로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상장 종목 중 가장 많았다. 전체 시장을 통들어도 제일모직보다 거래대금이 많았던 종목은 셀트리온(3535억원)이 유일하다.
증시전문가들은 제일모직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상 핵심계열사인데다가 회사 자체만 놓고봐도 가치가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지분 23.24%)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논의 중인 사업재편지원특별법이 제정될 경우 현재 제일모직에 대한 고평가가 정당화될 수 있다"며 "이 법안이 확정될 경우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제일모직의 올해 예상 주당순이익(EPS) 대비 주가수익비율(PER)은 87배 수준이다. 삼성생명 지분법이익을 반영해도 PER 47배에 달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은 지배구조 이슈 종목 중에서도 눈에 띄게 높은 주가 대치 가치(밸류에이션)를 형성하고 있다"며 "그룹 지배구조 이슈와 관련한 불확실성 등이 지속될 경우 고평가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5.7%와 삼성생명 지분 19.3%를 보유, 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을에 자리하고 있다.
지배구조뿐 아니라 사업가치 면에서도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평가다.
이광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의식주 사업의 특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패션사업은 SPA사업을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이 가시화되고 있고, 2016년부터 상하이를 중심으로 중국 진출이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 중국 홍준사와 합작한 급식사업부 역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해외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다. 건설 부문은 삼성전자의 시설투자가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수주 실적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부터 2016년까지 삼성전자의 신규 수구 규모는 3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은 향후 주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지배구조 이슈에 따른 단기 투자 또는 위험회피 투자의 경우, 미래가치인 프리미엄을 제거하고 현재 가치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 ?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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