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 교육 효과 높이려면
[ 오형주/임기훈 기자 ]
2018년 고등학교 문·이과 통합 과정 도입에 맞춰 융합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사범대 위주의 교사 임용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달 17~28일 실시한 ‘과학교육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 이상이 ‘교사 선발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답했다.
설문조사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등 주요 10개 국립·사립 종합대 이공계 교수 261명, 50개 대기업 인사담당 임원, 한국공학한림원 기업 회원(최고경영자 39명, 임원 13명) 등 세 그룹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공계 대학교수 응답자 54.4%는 ‘선발 방식을 조금 다양화해야 한다’고 답했고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응답자도 38.3%에 달했다. 반면 ‘매우 적합(0.8%)’ ‘대체로 적합(4.2%)’ 등 긍정적인 의견은 5%에 불과했다. 공학한림원 기업 회원의 96.2%, 50개 대기업 임원의 90.4%도 ‘선발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문·이과 통합 과정에서 도입할 통합과학은 물리 화 ?생물 지구과학 등 과목 간 경계를 없앤 과목이다. 과목 구분을 없애 융합 과학교육을 실시하려는 취지의 하나다.
하지만 산업계와 과학계에선 교사를 양성하는 국내 사범대학은 물리교육, 화학교육 등 제한된 전공만 가르치고 있어 사범대 출신이 융합교육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영찬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통합과학을 가르칠 전문성을 갖춘 교사를 확충하기 위해 기존 임용고사 외에 석박사 학위 또는 일정 수준의 경력을 갖춘 자연대, 공대 출신도 교사가 될 수 있도록 길을 터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4년제 사범대를 졸업한 뒤 시험을 통과하면 바로 교사가 될 수 있는 한국과 달리 선진국에서는 석사 학위 이상의 자격을 갖춰야 교사가 될 수 있는 곳이 많다. 핀란드는 임용고사가 없는 대신 4년간의 사범대 학부과정을 마친 뒤 2년간 석사과정에서 전문성을 쌓아야 교사로 임용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각기 다른 전공을 가진 학생들이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석사를 마치고 교사로 임용된다.
한국에서도 교사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06년 전국국공립사범대 학장단은 교육 기간을 6년으로 늘리고 석사 졸업을 의무화하는 ‘사범대 6년제 전환’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교사 취업을 보장하지도 못하면서 자격만 강화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흐지부지됐다.
오형주/임기훈 기자 ohj@hankyung.com
특별취재팀 김태훈 IT과학부 차장(팀장), 임기훈·오형주(지식사회부), 강현우(산업부), 임근호(국제부), 박병종(IT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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