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대로 3년째 멈춘 새만금 송전선로 공사…군산산단 기업들 전력공급 '빨간불'

입력 2015-04-15 20:50
산단 업체 전력난 호소
한전에 요청해도 잇단 퇴짜…예산 과다지출로 '울상'

한전 "지금도 과부하 상태"
"전력 공급할 여유 없어 대규모 정전사태 올 수도"


[ 최성국 기자 ]
전북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건설이 주민 반대로 3년째 중단되면서 군산산업단지의 전기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15일 한국전력 군산지점 등에 따르면 군산산단의 만성적인 전력 공급난을 해결하기 위해 한전은 2008년 말부터 345KV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벌여왔다.

군산변전소에서 새만금변전소, 비응도를 거쳐 위도해상풍력단지까지 2190억원을 들여 철탑 88기에 총연장 30.6㎞의 송전선로를 가설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건설공사는 주민 반대로 철탑 41기, 14.3㎞만 가설한 채 2012년 10월 공사가 중단된 뒤 한 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군산산단 업체들 전력난 호소

군산~새만금 송전선로 공사 중단으로 군산산단의 전력수급에 비상등이 켜졌다. 군산~새만금 송전선로의 적정 공급능력은 최소 3000㎿는 돼야 하는데 현재 공급 능력은 1398㎿에 불과하다. 세아베스틸 OCI 등 한전과 직거래하고 있는 군산산단 내 12개 업체가 한전에 요청한 계약전력도 공급 능력보다 많은 1472㎿에 이른다.

직거래 업체들은 공장 신·증설과 안정적 생산라인 가동을 위해 계약전력 상향을 요청하고 있지만 한전 측은 전력공급량 부족을 이유로 거절하고 있다. 525㎿의 제한송전을 받고 있는 OCI는 705㎿를, 380㎿를 쓰고 있는 세아베스틸은 425㎿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군장에너지는 오는 5월 가동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42㎿의 전력을 한전 측에 요청했다. 하지만 한전은 송전의 조건으로 군장에너지 측에서 전력을 생산해 80㎿ 이상 송전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총발전용량이 145㎿인데 송전효율과 정비기간 등을 감안하면 한전 측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설비 구축 과정에서도 전력수급이 비교적 원활한 야간에만 시운전해야 해 비용 손실이 커져 경영 압박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산상공회의소도 최근 “군산산단 내 기업들이 불안정한 전력 공급으로 조건부 전력을 받는 등 큰 애로를 겪고 있다”며 “새만금 송전선로 조기 준공과 군산지역 내 발전소 건설 등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규모 정전사태 우려

지난해 새만금산단에 둥지를 튼 도레이, 솔베이 등 기업들의 사정은 비슷하다. 한전은 도레이가 7.5㎿ 전력 공급을 요청한 데 대해 긴급 상황 발생시 전력을 차단한다는 단서를 달아 수용했다. 솔베이도 8㎿ 공급을 요청하는 등 기업들의 전력 추가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 전라북도는 전력 수요가 늘고 있는데 송전선로 공사 중단으로 새만금산단 내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전 군산지사 관계자는 “현재로는 업체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군산지역에 공급하는 2개의 송전선로에 과부하가 걸려 있어 선로 한 곳에 이상이 생기면 군산지역 전체에 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산=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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