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직원에 '뒷돈' 준 업자들 무죄…재판장 "마음 무겁다"

입력 2015-04-15 15:55
한전 입찰 비리 수사와 관련, 한전 직원들에게 거액의 '뒷돈'을 준 혐의로 기소된 업자들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10단독 김승휘 판사는 15일 제3자 뇌물교부 또는 제3자 뇌물취득 혐의로 기소된 주모씨(60) 등 전기공사 업자 3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김모씨(46)에 대해서도 제3자 뇌물취득 혐의는 무죄로 보고 뇌물공여죄만 인정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사회봉사 320시간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이례적으로 판결 선고 전 "선고 외 이야기가 적절한지 고민됐지만 몇 가지 말씀을 드리겠다"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들과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이 구형에 의구심을 품고 엄벌해달라는 탄원을 했다"며 "판사생활 15년간 전국 각지에서 이렇게 많은 탄원서를 받아본 것은 처음이었지만 탄원에 어긋난 판결을 하게 돼 한없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은 추리가 아닌 증거에 의지해 재판하는 법정"이라며 "탄원서를 제출한 취지에 들어맞는 증거가 보이지 않았다"고 증거 부족이 무죄 선고의 배경이 됐음을 시사했다.

김씨 등은 배전공사를 입찰받으려고 한전 직원들에게 모두 8400만~2억9800만원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가운데 1명에게만 실형을 구형하고 3명에게 집행유예를 구형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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