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준 시집 '우리들의…' 출간…가슴으로 포옹한 세상, 희망을 읊조리다

입력 2015-04-14 20:28
[ 박상익 기자 ] 아름답고 간결한 서정시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문태준 시인(사진)의 여섯 번째 시집 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창비)이 14일 출간됐다. 시집은 평범한 일상을 빛나게 만드는 언어들로 이뤄졌다.

시집을 펼치면 먼저 따뜻한 계절에 어울리는 시들이 눈에 띈다. ‘시간은 꼭 같은 개수의 과일을 나누어주시네/햇볕, 입술 같은 꽃, 바람 같은 새, 밥, 풀잎 같은 잠을//나는 매일 아침 샘에 가 한 통의 물을 길어오네/물의 평화와 물의 음악과 물의 미소와 물의 맑음을.’(‘아침을 기리는 노래’ 부분)

‘참꽃을 얻어와 화병에 넣어두네/투명한 화병에 봄빛이 들뜨네/봄은 참꽃을 기르고 나는 봄을 늘리네.’(‘장춘(長春)’ 전문)

‘봄바람이 불어서’는 2014년 서정시학 작품상 수상작으로 봄바람이 불 때 만나는 자연과 삶의 풍경을 그린 시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최근 정체불명의 서정시가 크게 유행하는 상황에서 이 시는 서정시의 한 표본이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가만히 노래를 부르는 듯한 그의 시는 복잡한 세상 속에서 고요함을 선물한다.

자연과 삶의 한 요소인 죽음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노래한다. 표제작을 통해서 시인은 戮습繭?평범하고 희미한 것이라며 죽음을 생의 활기를 불어넣는 생명의 공간으로 정의한다.

‘당신은 평범하고 희미해지네/나는 이 세상에서 혼자의 몸이 된 당신을 보네/오래 잊지 말자는 말은 못하겠네/당신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보네/우리들의 마지막 얼굴을 보네.’(‘우리들의 마지막 얼굴’ 부분)

시인은 세상의 대상을 넉넉한 마음으로 포용하며 우리를 아늑하고 평화로운 공간으로 안내한다. 삶의 내밀한 풍경을 깊이 바라보며 세상을 향해 다양한 이야기를 건넨다.

먼 곳(창비)을 낸 후 3년 만에 시집을 들고 온 그는 “시에 간소한 언어의 옷을 입혀 보려는 마음이 조금은 있었지 않았나 싶다”며 “대상과 세계에 솔직한 말을 걸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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