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새누리당이 묘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리스트에 거론된 여권 인사들은 모두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성완종 전 회장이 이미 사망해 진실공방이 어려운 것이 문제다.
게다가 국민여론이 '돈을 안받았다'는 정치인의 해명보다 '돈을 줬다'는 성 전 회장의 주장에 솔깃해한다는 게 새누리당으로선 고민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무엇보다도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의혹을 밝혀내는 게 먼저라는 입장 아래 비리 연루자를 감싸거나 보호하지 않고 정면으로 실체적 진실을 향해 접근하겠다는 입장임을 강조하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철저하고 신속한 검찰 수사를 거듭 촉구한 뒤 "검찰 수사가 국민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거나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조금이라도 의심받을 일을 하면 우리 당은 특검으로 바로 가겠다"고 말했다.
당사자들에게도 검찰 수사에 협조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유 원내대표는 "부정부패·비리 연루자를 절대로 비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어느 위치에 있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패 의혹이 제기되면 엄정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3000만원 수수 의혹이 구체적으로 제기된 이 총리에 대해서도 '검찰 수 玲?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당연하다"고 잘라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파문이 불러올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하는 듯한 모습이다.
유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2002년 대선 때 있었던 '차떼기'에 대한 수사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 이후 국민에게 석고대죄하고 천막당사로 이전했던 사실을 언급한 뒤 "그 당시의 천막당사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당이 사는 길이고, 또 무엇이 임기가 3년 남은 대통령을 진정으로 보호하는 길인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한편으로 대여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야당에 대한 견제는 물론 '성완종 사태'의 씨앗이 참여정부 때부터 잉태됐다는 역공도 이어갔다.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 성난 눈을 생각한다면 여야 없이 이번 사태 앞에 겸허해야 한다"며 "정쟁을 그만두고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함께 협조해야 한다"고 야당에 요구했다.
권성동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성 전 회장이 노무현 정부에서 두 차례에 걸쳐 사면을 받았다. 이건 아주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에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 의원은 "성 전 회장이 야당의 주도적인 인사들과 굉장히 가깝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며 "(해당 인사들의) 실명도 들었다. 그런 부분도 다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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