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신의 한 수' 호텔신라 6년반 만에 상한가

입력 2015-04-13 21:17
수정 2015-04-14 06:15
빅데이터 이 종목 - 호텔신라

'면세점 동맹'에 주가 환호
JP모간 "입찰전 유리한 고지"
"당분간 주가 상승곡선 그릴 것"
이부진 취임 후 413% 급등


[ 이고운 기자 ]
호텔신라가 13일 상한가로 직행했다. 전날보다 1만4600원(14.6%) 오른 11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전에 뛰어들기로 한 결정이 ‘신의 한 수’(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라는 호평을 받으면서다. 호텔신라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2008년 10월30일 이후 6년6개월 만이다.

◆외국계 증권사도 호평 일색

시장이 뜨겁게 반응한 이유는 호텔신라가 최적의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 때문이다. 호텔신라는 전날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 국내 최대 규모(1만2000㎡ 이상)의 합작회사인 HDC신라면세점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르면 오는 7월로 다가온 관세청의 서울시내 면세점 추가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전격 발표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신라-현대산업개발 동맹군’이 사업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판단, 주가를 가격제한폭까지 밀어올렸다. 관세청은 △경영 능력(30%) △면세구역 관리역량(25%) △접근성 등 환경(15%) △중소기업 지원도, 사회환원(각 15%) 등을 심사해 대기업 두 곳, 중소기업 한 곳을 사업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경영 능력과 관리역량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호텔신라가 새로운 제휴처를 확보한 데다 입지(용산) 선정도 양호하다는 점에서 고득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근 용산 전자상가 등과의 ‘상생 경영’에 나설 경우 ‘중소기업 지원 및 사회환원’ 부문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사업자에 추가로 허가를 내줘서는 안 된다는 견제 논리는 이제 힘을 쓸 수 없게 됐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와 JP모간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신라면세점의 브랜드 가치와 좋은 입지 때문에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호텔신라 주가는 시내면세점 추가 확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로 횡보해 왔다.

시내면세점이 면세점 중에서도 ‘알짜’라는 점도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호텔신라 기업설명(IR) 담당자는 “임차료 부담이 적어 공항면세점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주목받는 이부진 리더십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호텔신라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호텔신라의 예상 매출은 작년보다 28.31% 증가한 3조7326억원, 영업이익은 63.69% 급증한 227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이번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추가할 경우 실적이 큰 폭으로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민정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용산면세점이 확정되면 호텔신라 서울시내 면세점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25.7%에서 30%로 높아지고 시내면세점 매출도 4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과감하면서도 전광석화 같은 리더십도 주목받고 있다. 이 사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지난달 말 처음 협력의사를 타진한 이후 1주일 만에 합작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작년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진출에 이어 올 들어 미국의 기내면세점 업체인 디패스(DFASS) 인수 결정을 내리는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이 사장 취임(이사회 결정일 기준 2010년 3월18일) 이후 호텔신라 주가는 413.6%나 급등했다. 한편 이날 현대산업개발은 전 거래일보다 7.93% 오른 6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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