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 갔을 때 잠만 자는 저렴한 호텔.’ 이렇게 인식되던 비즈니스 호텔이 달라지고 있다. 특급호텔들이 비즈니스 호텔 사업에 뛰어들면서다. 비즈니스 호텔이 시설은 특급호텔 못지않으면서 요금은 싸고 보다 감각적인 장소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호텔 안에 루프탑 바가 들어서고 수영장을 마련하는 등 변화가 눈부시다. 특히 수도권 지역 비즈니스 호텔들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찾는 인기 호텔로 떠오르고 있다.
신라호텔 특급호텔의 가치를 그대로
신라스테이 제주, 요우커의 명소
신라호텔은 2013년 신라스테이 동탄을 시작으로 비즈니스 호텔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0월 서울 역삼동에 두 번째 호텔을 연 데 이어 지난달에는 신라스테이 제주를 선보였다. 신라호텔은 5월 서대문, 7월 울산, 9월 마포 등 4개 호텔을 추가로 개장하는 등 2016년까지 10개의 신라스테이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신라호텔의 가치 구현을 모토로 한 신라스테이는 간결하면서도 단순한 미니멀리즘에 입각해 건축됐다. 이탈리아 건축가인 피에로 리소니가 설계해 호텔 디자인과 소품까지 현대적이면서도 감각적이다. 가구와 조명 등 소품에 포인트를 두고 독특한 멋을 추구해 호텔이 예술공간처럼 탈바꿈했다. 객실 침구는 100% 헝가리산 거위털이고 객실 편의용품도 특급호텔에서 즐겨쓰는 아베다를 비치했다.
다만 호텔이 들어선 입지에 따라 조금씩 포인트가 다르다. 신라스테이 역삼의 경우 정보기술산업과 무역의 거점답게 비즈니스 공간에 힘을 줬다.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되는 로비에 소파와 공유 식탁이 배치돼 간단한 미팅과 업무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신라스테이 동탄은 동탄뿐만 아니라 수원과 화성 지역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브런치 모임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세련된 분위기의 뷔페 레스토랑 ‘Cafe(카페)’는 주말 저녁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2시간 이상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을 정도로 붐빈다. 신라호텔의 뷔페 레스토랑 ‘더 파크뷰’에 비해 음식의 가짓수는 적지만 수준은 그에 못지 않다.
제주시 연동에 있는 신라스테이 제주(사진)는 실속파 여행객을 유혹한다. 제주공항에서 가깝고 주요 관광지로 이동하기 편하다는 것이 장점. 최근에는 요우커를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찾는 명소로 떠올랐다. 꼭대기 층 ‘루프톱 라운지’에서 야경과 함께 맥주를 즐길 수 있으며 금·토요일에는 무제한으로 와인을 즐기는 ‘위크엔드 와이너리’가 열린다. 신라스테이 제주 (02)2230-5660~1, 신라스테이 역삼·동탄 (02)2230-3000
롯데호텔 가격은 중급, 시설은 특급
롯데시티호텔, 젊은층에 인기
롯데호텔은 체인 호텔에서 처음으로 비즈니스 호텔 사업을 시작했다. 2009년 중·저가 프리미엄급 비즈니스 호텔인 ‘롯데시티호텔 마포’를 시작으로 2011년 12월에는 ‘롯데시티호텔 김포공항’, 2013년 ‘롯데시티호텔 타슈켄트팰리스’를 열었다. 2014년에는 2월 ‘롯데시티호텔 제주’(사진), 3월 ‘롯데시티호텔 대전’, 6월 ‘롯데시티호텔 구로’를 차례로 개관하며 6개의 롯데시티호텔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호텔의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비즈니스 호텔과는 차별화된 시설이다. 특1급 호텔인 롯데호텔 브랜드와 같은 자재를 사용해 지었고, 객실에 비치된 침구는 롯데호텔이 지난해 론칭한 ‘해온 베딩 시스템’을 사용했다. 욕실에 사용된 편의용품도 알로에 베라, 몰튼 브라운 등 특1급 롯데호텔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제품이다. 대신 미니바, 룸서비스, 벨맨 서비스 등 불필요한 부가 서비스를 과감히 없애 싸게 비즈니스 호텔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시티호텔 서울마포의 경우 2009년 개관 이후 계속 만실을 기록할 정도로 일본과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가 높다. 지난 2월 개관한 롯데시티호텔 제주도 중국인 관광객이 전체 투숙객의 30%에 이르며 이 중 대부분은 20~30대 젊은 개별 여행객이었다. 롯데호텔은 6월에 롯데시티호텔 울산을, 12월에는 명동 일대에 각각 롯데시티호텔 서울명동과 ‘라이프스타일호텔 명동’(가칭)을 개관할 예정이다.
2015년 12월 서울 장교동에 들어설 롯데시티호텔 서울명동은 지하 5층~지상 25층에 435실 규모로 짓고 있다. 부티크 콘셉트의 라이프스타일호텔 명동은 감각적이고 독특한 것을 좋아하는 20~30대의 젊은 중국·동남아·러시아 관광객을 주요 대상으로 12월 문을 연다. 옥상에 초고층 루프톱 바와 풋 스파 등 부대시설도 들어선다. 롯데시티호텔 마포 (02)6009-1000, 롯데시티호텔 제주 (064)730-1000, 롯데시티호텔 김포공항(02)6116-1000
이비스 앰배서더 체험·합리적 스타일
궁궐투어 등 다양한 패키지 운영
이비스 앰배서더 호텔은 국내 비즈니스호텔업의 효시로 인정받고 있다. 2003년 오픈한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강남의 성공적 운영으로 국내에 비즈니스호텔 열풍을 불러일으켰으며 최근에는 비즈니스호텔 시장을 세분화하면서 또 한번 업계를 리드해가고 있다.
지난달 문을 연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명동은 1960~1970년대 호텔 인테리어에 영화의 소품과 영화속 장면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 요소를 녹여넣었다. 여성이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점도 특징. 총지배인부터 호텔 매니저 영업팀장까지 호텔의 핵심 인력이 모두 여성으로 채워져 섬세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호텔 21층 루프톱에 있는 르 스타일 레스토랑&바와 오픈 핫바스는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명동이 자랑하는 시설이다.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명동은 관광 쇼핑의 메카인 명동지역에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찾고 있다. 또한 광화문지역과도 가까워 편리한 위치를 선호하는 비즈니스맨에게도 인기가 높다. 19층의 라따블 뷔페 레스토랑과 르 바에서는 명동을 한눈에 조망하며 식사 및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이비스 앰배서더 인사동은 한국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는 것에 착안해 이용객을 대상으로 전통시장 패키지와 4대궁 투어 패키지 등을 선보이고 있다. 호텔 시설 및 인테리어에도 한국의 전통미를 반영해 인사동을 찾는 이들이 꼭 둘러보는 곳이 됐다.
2003년 문을 연 이비스 앰배서더 서울 강남은 317개 객실과 뷔페 식당, 회의실 비즈니스 코너 등을 갖추고 있으며 최근 101개 객실과 레스토랑 로비 사우나를 업그레이드해 호텔의 모습이 확 달라졌다.
기존 이비스의 인테리어에서 벗어나 깔끔하고 역동적이며 화사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5월에 이비스 스타일 브랜드로 바뀔 예정이다.
이비스 앰배서더 4개점에서 선보이는 프티웨딩 패키지는 최소 25명부터 120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1인당 6만5000원의 식사비만 내면 코스요리와 함께 기본 생화 꽃장식, 부케 및 코사지 4개와 스탠더드 객실 1박을 제공한다. 뷔페로 진행할 경우 1인당 3만대부터다. 포토테이블, 생화 장식 업그레이드, 케이크와 와인, 주류를 추가로 필요한 품목만 선택할 수 있어 실속있는 결혼을 준비하는 이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