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모양 녹말 젤리 넣은 밀크티
디저트와 한끼 식사도 가능해
젊은 여성 다이어트 음료 각광
[ 강창동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 인근 대로변에 있는 유럽풍 버블티전문점 ‘빈펄’에는 사람들이 계산대 앞에 줄을 서있다. 버블티를 사려는 여성 고객들이다.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봄철이 되면서 커피 및 음료 등의 수요가 늘어나는 계절인 만큼 커피보다 티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발길이 버블티전문점으로 향하는 모습이다. 1·2층 복층인 이 점포는 40㎡(약 12평)로 아주 작은 편이지만 하루평균 매출이 8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월 순이익은 600만원에 육박한다. 이곳을 운영하는 김명희 점장(25)은 “버블티 한 잔으로 점심을 대체하며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뿐만 아니라 간식으로 즐기려는 여고생이 늘고 있다”며 “빈펄은 버블티뿐만 아니라 커피 등 모든 음료에도 타피오카를 넣어 독특한 맛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층 넓혀가는 버블티
빈펄 서울대입구역점은 버블티전문점이다. 빈펄은 대만의 버블티 브랜드에 맞선 순수 국내 브랜드로 고급스러운 유럽풍 버블티전문점을 탔?콘셉트로 내세우고 있다. 품질은 고급이면서 가격은 합리적인 메스티지 브랜드다. 신선한 티에 밀크와 버블을 넣어 먹는 밀크티와 그린티가 주요 메뉴다. 독특하게 커피와 스무디에도 펄을 넣어 먹을 수 있어 기존 브랜드와는 다른 이색적인 맛을 선보인다. 스무디, 요구르트, 와플도 판매하는데 가격은 대부분 3000원대다.
낮 기온이 올라가면서 여름이 성큼 다가올 태세다. 냉커피와 스무디를 위주로 찬 음료들이 하나둘씩 얼굴을 내미는 가운데 냉음료 시장에서는 버블티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어느덧 커피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을 정도다. 버블티 시장이 성장하면서 편의점에서는 PB제품을 선보이고 커피전문점도 앞다투어 버블티를 메뉴에 추가하기 시작했다.
버블티는 홍차와 우유를 혼합한 밀크티의 일종이다. ‘카사바’란 열대식물 뿌리에서 채취한 녹말을 구슬 모양으로 가공해 만든 젤리를 티 안에 넣는데, 진주알처럼 생겼다고 해서 ‘타피오카 펄’이라고도 부른다. 타피오카는 칼슘과 비타민B·C가 많이 함유된 건강식으로 알려져 있다. 차를 즐겨 마시는 대만인들이 1980년대 이후 만들어 먹기 시작했다. 타피오카 펄은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식사대용으로도 먹을 수 있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있다. 버블티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당시에는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유행하던 것이 최근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공차’가 버블티 대중화 주도
대만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공차’가 2012년 국내에 상륙하며 본격적인 버블티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최근 경쟁 브랜드가 우후죽 萍낮?나타나며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공차’는 중국 왕족들이 즐기던 고품질의 잎차를 신선하게 우려내 만든 버블티 브랜드다. 대만 가오슝에서 2006년 시작돼 지금은 한국을 비롯 필리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미국 등 12개국에 진출해 있다. 버블티전문점 ‘보바타임’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미국 등지에서는 타피오카 펄을 넣은 음료를 보바티라고 부른다. 보바타임은 대만풍 일색인 국내 버블티 브랜드들과 차별화를 선언했다. 버블티를 취급하는 대부분의 브랜드가 냉동 타피오카 펄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보바타임은 매장에서 직접 삶은 생 타피오카 펄을 사용한다.
국내 브랜드의 등장과 성장도 계속되고 있다. ‘버블퐁’ ‘버블톡’ ‘버블트리’ ‘버블티킹’ 등 브랜드가 잇따라 출시돼 점포 수를 늘려가는 추세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하절기가 길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후 변화가 음료시장을 키우고 있어 한동안 버블티 브랜드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하지만 동절기가 확실히 존재하고 있어 동절기에도 매출을 안정적으로 올리는 전략이 없는 브랜드는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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