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하락 등 여파
[ 김은정 기자 ]
신흥국에 저성장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올 1분기 성장률이 6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신흥국의 성장 둔화가 글로벌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영국 시장 조사 업체 캐피털이코노믹스는 10일 1분기 세계 46개 신흥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에 그쳐 전 분기(4.5%) 대비 0.5%포인트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분기별 전망치로는 2009년 4분기(3.9%) 이후 최저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 달러화 강세가 신흥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신흥국 경기 둔화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시름하던 6년 전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엔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외부 충격의 영향이 컸지만 최근엔 인구 고령화와 생산성 감소 등 내부 요인에 따른 영향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닐 셰어링 캐피털이코노믹스 연구원은 “외부 충격은 오히려 빨리 회복될 수 있다”며 “내부 요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신흥국의 저성장 국면은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신흥국의 잠재 성장률이 가파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흥국의 성장률은 2008년부터 작년까지는 연평균 6.5%에 달했다. 앞으로 5년간은 연평균 5.2%로 낮아질 것이라는 게 IMF의 분석이다.
연내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신흥국 경제가 더 흔들릴 것이란 우려도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자산 거품 역시 커지고 있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신흥국에서 일시에 투자금이 빠져나가 금융시장이 요동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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