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난달 빌라 매매, 6년8개월 만에 최대
전세난·저금리 등 영향…아파트 대신 빌라로 이동
은평구 전용 75㎡짜리 분양가 2억7000만원선
실입주금 수천만원 들고 몇 채 매입뒤 전세 놓기도
[ 이해성 / 홍선표 기자 ]
아파트에 밀려 수요자 관심에서 멀어졌던 다세대·연립주택(빌라)을 되살린 건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아파트 전세난이다. 전셋값 상승과 함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 80%를 넘는 지역이 속출하자 집값과 전셋값이 상대적으로 싼 다세대주택 수요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다세대주택 건립이 많은 서울 은평구 응암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요즘 은평구 일대 빌라 수요와 공급은 거의 맞아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이주가 본격화된 서울 강동구 등에선 지은 지 1개월 내외에 다 팔리는 초단기 매진 사례도 적잖다. 서울시 주택건축국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서민층과 중산층 일부가 아파트 전세는 물량이 없어 ㉣瑛?안 되고 월세는 워낙 비싸다 보니 눈높이를 낮춰 다세대나 연립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난·재건축에 늘어난 수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 새로 생긴 다세대·연립주택은 3만4613가구로 전년보다 3540가구 늘었다. 빌라촌이 형성된 강서구 화곡동에선 인근 마곡지구 개발 기대감이 더해져 빌라 신축이 이어지고 있다.
강서구청 맞은편 호반디오빌은 지난 2월 분양한 지 한 달도 안 돼 8가구가 모두 팔렸다. 인근에 건립된 ‘빌라 확장판’ 도시형생활주택 예가채는 앞서 분양을 마친 1동에 이어 2동을 분양 중이다. 화곡동 대신공인중개사무소는 “요새 빌라는 아파트와 비슷하게 나와 사는 데 불편함이 없다”며 “실입주자가 60~70%가량 된다”고 말했다.
은평구 북가좌동에서 분양 중인 동화빌라 내부를 들어가봤다. 전용면적 75㎡형은 방 3개, 욕실 2개로 아파트 내부 평면과 거의 같다. 빌라의 ‘약점’인 엘리베이터도 갖췄다. 분양가는 2억7000만원 선. 현장 관계자는 “11가구 중 6가구가 이 같은 구조인데 4가구는 이미 팔렸다”고 했다. 인근 금강공인중개사무소는 “아파트 전세가 없으니 빌라 문의가 많이 온다”며 “매매가는 방 2개짜리가 1억7000만원, 3개짜리는 2억5000만원 선”이라고 말했다. 북가좌동에서 벚꽃이 만개한 불광천을 따라 올라갔다. 응암동에서도 빌라 거래가 활발했다. 응암1주택재건축, 신사동19번지재건축 등의 이주민과 전세난을 겪는 수요자들이 빌라를 찾고 있다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신혼부부·중장년층 수요 많아
잇단 재건축 추진으로 올 한 해 아파트 3600가구(순수 멸실가구)가 사라지는 서울 강동구에서도 빌라 신축이 많다. 지난달 강동구 빌라 거래는 316건으로 전월보다 72%가량 늘어났다. 성내동 양지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지어진 신축빌라가 인근에 20여개동에 달한다”며 “신혼부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 수요자들도 찾고 있는데 작년에 비해 두 배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용 약 66㎡ 방 3개짜리 가구가 3억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축업자들도 지난해부터 자주 들러 다세대주택 신축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고 했다.
고급 빌라와 보통 빌라, 대학생 원룸촌 등으로 풍경이 갈리는 성북구는 빌라 신축보다 기존 다세대주택 손바뀜이 많다. 이달 첫 분양을 시작하는 장위뉴타운 개발 기대감에 빌라 수요가 덩달아 늘고 있다고 현장 관계자는 밝혔다. 돈암동 기쁨부동산 관계자는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대출을 끼고 건당 실입주금 4000만원을 갖고 몇 채씩 쓸어담은 뒤 바로 전세를 내놓는 경우도 많다”며 “깡통전세가 걱정되지만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고 투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성/홍선표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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