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차에 이탈리아 감성 더해져
9단 자동변속기, 운전 서툰 사람도 즐길 수 있어
[ 김근희 기자 ] 시승 후 여성이 타기 좋은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곡선이 어우러진 외관이 예쁘다. 강렬한 색상은 여심을 흔든다. 알아서 9단까지 변속하는 9단 자동 변속기는 특별한 기술이 없는 사람도 운전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난 9일 만난 크라이슬러 200은 미국차에 대한 선입견을 날려버렸다. 미국차는 크고 투박해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어울리는 편이다. 200은 다르다. 여성스러운 디자인이 돋보인다. 곡선이 들어가 차량의 크기가 실제 크기보다 작아 보인다. 중형 세단인데도 귀여운 구석이 있다.
사실 200은 크라이슬러가 피아트 산하로 통합된 이후 나온 첫 차다. 이탈리아 스포츠카인 알파 로메오의 CUS-와이드 모듈러 플랫폼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미국차에 이탈리아 감성이 버무려져 미국차인듯 미국차 아닌 200이 태어났다.
차량 내부의 콘셉트는 '다이얼'이다. 스틱 대신 다이얼 버튼으로 기어를 조작한다. 헤드램프 스위치, 볼륨, 에어컨 조절 버튼,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 모두 다이얼이다. 납작한 버튼 사이사이의 볼록한 다이얼들이 포인트다.
다이얼을 돌려 기어를 D(주행)에 놓고 액셀 페달을 밟았다.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주차장을 빠져나와 인천공항을 거쳐 인천대교를 지나 송도 오크우드 프리미어까지 왕복했다. 총 166km를 달렸다.
차선 변경을 위해 방향 표시등을 켜자 사이드미러 귀퉁이에 불이 들어온다. 동시에 '삑삑'하는 경고음이 나온다. 사각 지대 모니터링 시스템이 차량을 감지한 것이다. 200에는 지능형 크루즈 컨트롤 등 60여 가지의 안전장치가 들어가 있다. 운전이 서툰 운전자도 안심하고 운전 할 수 있다.
200에는 2.4ℓ 가솔린 엔진과 동급 최초의 9단 변속기가 탑재됐다. 최고출력 187마력, 최대토크 24.2kg·m이다. 9단 변속을 느끼고 싶은 마음에 시승 내내 속도를 내고 달렸다.
속도를 올리자 엔진회전수(rpm)가 4000으로 올라갔다 꺾어진다. 5단, 6단, 7단 빠르게 변속이 이뤄진다. 계기판을 보지 않으면 모를 만큼 변속 충격이 없다. 평평한 도로에서 천천히 액셀을 밟으면 20km/h 부근에서 2단이 물린다. 이후 약 10km/h씩 올라갈 때마다 변속 단수도 올라간다. 100km/h에서는 8단으로 변속된다. 알아서 변속이 되니 특별한 운전 기술은 필요없다.
약간 경사가 진 도로에서는 9단까지 변속이 되려면 속도를 계속 올려야 하지만 일반 도로에서는 120km/h쯤 9단에 이른다. 9단으로 변속된 뒤 2000rpm 이하에서 일정 속도로 달리면 가장 좋은 연비가 나온다. 속력이 100km/h로 떨어지면 바로 8단으로 변속된다.
액셀페달을 힘껏 밟으면 rpm이 5000 이상 치솟는다. 140km까지는 수월하게 올라간다. 엔진소리는 커지지만 듣기에 거슬리는 날카로움은 없다. 차체도 흔들리지 않는다. 다만 140km/h 이상에서 160km/h까지 속도가 더디게 올라간다. 차량이 버거워하는 느낌이 든다.
이날 시승한 모델은 200C로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0.5km/ℓ다. 실제 주행 결과 11.5km/ℓ가 나왔다. 시승 내내 속력을 냈음에도 공인연비보다 높다. 이날 함께 시승한 차량 5대의 연비 평균은 14.6km/ℓ였다. 200C의 가격은 3780만원이다.
한경닷컴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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