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삼성동에 면세점 내겠다"…서울 시내면세점 '입지(立地)전쟁' 막 올랐다

입력 2015-04-09 22:43
"강남권 최대 면세점 만들자"…정지선 회장, 최종 결정
입지가 사업자 선정 주요 변수…신세계 등 눈치작전 치열


[ 김병근 기자 ] 현대백화점그룹(회장 정지선·사진)이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를 확정하면서 대기업 간 시내면세점 쟁탈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면세점업계에서는 오는 6월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신청에서 입지 요건이 당락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9일 서울 시내면세점 후보지로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확정했다. 이 점포 두 층을 리모델링해 강남권 최대 규모 면세점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이 회사는 무역센터점 신촌점 목동점과 동대문 케레스타 등 네 곳을 두고 저울질해 왔다. 현대가 무역센터점을 후보지로 정한 것은 강남권에 면세점을 둘 경우 희소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창섭 현대백화점그룹 기획조정본부 상무는 “무역센터점이 있는 코엑스단지는 최적의 관광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강남은 물론 국내를 대표하는 최고의 외국인 관광명소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기존 면세점이 대부분 강북에 집중돼 있어 강남에는 고급 소비 수요를 ㅏ痴?면세점이 없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면세점 후보지를 공개한 것은 현대백화점그룹이 두 번째다. 앞서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월 면세점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용산 아이파크몰을 후보지로 내세웠다. 이 건물 3~4층 8500㎡를 면세점으로 꾸밀 계획이다. 신세계는 본점 인근의 남대문 상권과 강남의 센트럴시티를 놓고 고민 중이다.

시내면세점시장에 처음 진출하려는 이들이 후보지를 공개하는 것과 달리 기존 사업자들은 입을 닫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워커힐호텔), 호텔신라, 한화갤러리아 등은 “여러 곳을 놓고 검토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신청에서 입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이 지난 6일 밝힌 평가 기준은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250점), 사업의 지속 가능성 및 재무건전성 등 경영능력(30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 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 발전 공헌도(150점),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150점) 등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관리 역량이나 경영 능력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지만 입지와 관련된 주변 환경요소 항목에서 점수 차이가 크게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관세청은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면세점 수요가 증가하자 서울에 세 곳의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허가할 계획이다. 이 중 두 곳은 대기업에, 나머지 한 곳은 중소·중견기업에 배정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서울의 시내면세점은 6곳(롯데 3개, 신라 1개, 워커힐 1개, 동화 1개)에서 9곳으로 늘어난다. 관세청은 6월1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은 뒤 심사를 거쳐 7월 중순께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국내 면세점시장은 2010년 4조5000억원에서 2013년 6조8000억원, 지난해 8조3000억원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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