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한국메세나협회 신임 회장 기자간담회
'한국의 메디치家' 형제 회장
기업 가치 창출하는 중요한 활동, 매칭펀드·찾아가는 메세나 계획
김영란법, 문화접대는 빼줬으면
[ 김보영 기자 ]
“문화예술 지원은 기업이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활동입니다. 금호아시아나의 클래식 지원, 크라운의 국악 지원 등 기업별로 특화된 문화예술 지원사업을 활발히 펼치면 좋겠습니다.”
한국메세나협회 신임 회장으로 선임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70)은 9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한국메세나협회는 1994년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가 발의해 창립한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을 확대해 예술과 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229개 국내 기업이 회원사로 가입해 있다.
지난 2월 제9대 협회장으로 선임된 박 회장은 “자금 지원 없이는 문화예술 분야 발전은 불가능하다”며 “기업이 그 역할을 맡아 사회에 도움이 되자는 것이 메세나협회의 설립 목적”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활동은 사회적 책임과 의무라는 의미를 뛰어 耭?기업 가치를 창출하는 중요한 활동”이라며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미지가 나쁜 기업은 결코 지속될 수 없습니다. 문화예술 지원이 기업의 이미지 개선, 마케팅, 생산성 향상 등에 직접 도움이 된다는 논리로 다른 기업을 설득하고 있어요.”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예술지원 매칭펀드’부터 ‘찾아가는 메세나’까지 다양하다. 박 회장은 “정부와 함께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행사를 활성화할 계획”이라며 “서울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잡은 행사인데 지방문화 활성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화 소외계층이나 지역을 직접 방문,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예술과의 접점을 마련해 주는 ‘찾아가는 메세나’에 대한 애착도 드러냈다.
박 회장은 제5대 회장(2003~2005년)을 지낸 고 박성용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박 회장 일가는 음악 애호가로 이름난 박 명예회장 시절부터 클래식 지원 사업에 힘쓰고 있다. 1977년 금호문화재단을 설립해 금호아트홀과 금호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피아니스트 손열음·김선욱 등 차세대 음악 영재를 발굴해 ‘한국의 메디치가(家)’라는 별칭도 얻었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 국제 단편영화제도 올해로 12년째가 됐는데 ‘명량’의 김한민 감독도 우리 단편영화제 출신”이라며 “젊은 음악·영화 영재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에 긍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메세나협회 회원사도 적극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박 회장은 “가급적 많은 기업이 메세나 활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도 문화예술 지원을 할 수 있는 길을 틀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활성화를 위해 기업의 ‘문화접대비’에 대한 조세감면 제도를 추진하고 연극 등 지원이 부족한 분야에 대한 회원사의 지원을 권장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내년 9월 시행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과 관련해 “문화접대는 좀 빼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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