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철 인바디 대표 "미 NBA 선수들도 우리 체성분 분석기 쓰죠"

입력 2015-04-08 21:19
수정 2015-04-10 15:13
헬스케어 강소기업 (11)

처음부터 고가 정책 유지…병원·스포츠 구단 파고들어
세계 첫 밴드형 분석기 출시…올해 중국 등 수출 확대 주력


[ 조미현 기자 ]
2003년 설립 10년도 안된 인바디는 80년 전통의 일본 체성분 분석기 기업 다니타와 특허 소송에 휘말렸다. 적지인 일본에서였다. 일본은 인바디가 처음 진출한 해외 국가였다. 일본에서 밀리면 다른 나라에서 사업은 해보나마나였다. 차기철 인바디 대표는 1년 반 동안 소송에 매달렸다. 회사가 가진 현금 절반을 소송에 쏟아부은 끝에 승소했다. 인바디는 현재 일본 체성분 분석기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체성분 분석기 대중화 주역

인바디는 몸 안의 지방량과 근육량 등을 측정하는 체성분 분석기를 만드는 회사다. 국내에서는 인바디가 체성분 분석기의 대명사로 불릴 정도로 이름을 알렸다.

연세대와 KAIS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차 대표는 미국 유타대에서 생체공학 박사 학위를 땄다. 1994년 하버드 의대에서 포스닥(박사 후 과정)을 마친 그는 체성분 분석기에 눈을 돌렸다. 차 대표는 “미국 알제이엘, 일본 다니타 등에서 판매하고 있던 체성분 분석기는 정확도가 낮고 불편해서 널리 쓰이지 못했다”며 “미국에서 공부할 때 연구한 아이디어를 보완하면 사업성이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누워서 전극을 붙여 체성분을 분석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기계에 서서 전극에 손을 대면 측정되는 제품을 개발했다. 몸 전체가 아닌 팔, 다리 등 부위별로 체성분을 분석하는 게 인바디만의 특징이다. 처음부터 프리미엄 가격 전략으로 접근했다. 경쟁업체 제품 가격(300만~500만원)보다 많게는 6배 비싼 1800만원으로 책정했다. 차 대표는 “처음에는 가격이 비싸고 체성분 분석기에 대한 이해가 낮아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한의원을 집중 공략했다. 그는 “한약을 복용한 환자들이 구체적인 체성분 변화 정보를 알고 싶어 한다는 점을 겨냥해 한의원부터 파고들었다”고 설명했다.

◆LA 레이커스 등 스포츠구단 공략

매출 100억원에서 성장이 정체에 빠졌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일본 사업이 안정적인 궤도에 오르자 미국에 법인을 만들었다. 미국에 진출한 지 5년 뒤인 2010년 미 NBA 농구구단인 LA 레이커스를 뚫었다. 차 대표는 “처음부터 대형병원, 스포츠구단 등 전문 소비층을 공략했다”며 “지금은 대부분 구단에서 인바디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인바디는 중국, 유럽 등 세계 7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차 대표는 앞으로 개인용과 가정용 체성분 분석기 시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밴드형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援?rsquo;를 선보인 것도 이 시장을 겨냥해서다. 웨어러블(착용할 수 있는) 체성분 분석기를 개발한 것은 세계에서 인바디가 처음이다. 차 대표는 “올해는 중국 등 해외 수출을 늘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인용·가정용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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