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효 "절망적일 때 노래는 구원 메시지"

입력 2015-04-08 20:39
제1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
이동효 장편소설 '노래는…' 출간


[ 박상익 기자 ] 신인 작가 이동효 씨(46·사진)의 장편 노래는 누가 듣는가(은행나무)는 읽는 내내 무겁고 불편한 마음이 든다. 제1회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인간이 마주치게 되는 폭력을 적나라하게 그렸다. 주인공 광철은 술에 절어 지낸 아버지에게 매를 맞아 말을 더듬는다. 그는 학교에서도 말을 더듬고 우스워 보인다는 이유로 동급생에게 주먹질을 당한다. 노래를 부를 때만 말을 더듬지 않는 그는 노래를 자신의 비상구로 삼는다. 세상과 자신을 격리한 채 살아가던 광철은 학교에서 친구 개둥이를 만나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서울 외곽의 대학을 다니던 그는 군대에 들어가도 고질적인 말더듬 때문에 고참들의 매질을 피하지 못한다. 여자친구가 임신하는 바람에 차일피일 입대를 미루던 개둥이는 결국 병역 기피자가 돼 몸을 숨긴다. 군대를 다녀온 광철은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처럼 누워 있는 어머니를 본다. 아비 때문에 어머니가 이렇게 됐다고 생각한 그는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마음먹는다. 아무런 목적 없이 회사에 다니던 그는 어느 날 분노가 폭발해 아버지를 죽이려 든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雌嗤?읽고 진정한 자신의 삶을 되찾기로 마음먹는다.

책 속에는 레너드 스키너드, 딥 퍼플, 윤형주, 조동진, 나훈아 등 많은 가수와 그들이 부른 노래가 나온다. 소설 속 등장인물은 대부분 노래와 연결돼 있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이 듣는 노래는 구원의 메시지를 의미한다. 주인공은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서면서 그간 듣기만 하던 노래를 나지막이 부른다.

말을 더듬고 소심한 주인공의 모습에는 작가의 어린 시절이 투영됐다. 이씨는 작가의 말에서 “한 개인이 살면서 쌓아온 내면의 어둠을 어떻게든 해소해 보이고 싶었다”며 “한 인간으로 보자면 이런 식의 정화도 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 하고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문학상 심사위원(소설가 박범신, 성석제, 김인숙, 김형중)들은 “작품의 여러 소재는 자전적 경험과 무관하지 않아 보였고, 바로 그 경험에서 우러난 진솔함이 이 작품의 힘”이라고 호평했다. 장편소설이라고 느끼기 힘들 정도로 흡인력이 강한 소설이다. 240쪽, 1만2000원.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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