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남 기자 ] 건설업체들의 잠재적 리스크인 해외 수주 불확실성이 축소되면서 건설주(株) 반등이 본격화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주택 경기 호황 기조로 인해 상승세를 나타내던 건설주가 이란발(發) 해외 수주 모멘텀까지 업으면서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초와 비교해 건설업종 주가는 전날 기준으로 30.5%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6.9% 오른 것과 비교하면 주가 상승률은 4.4배에 이른다.
연초 건설주의 주가 상승을 견인한 요인은 국내 주택 시장의 호황 기조가 꼽힌다. 1%대 저금리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신규 주택 분양 시장이 호조세를 나타내면서 주택 비중이 높은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높은 주가 상승이 이어졌다.
주택 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업체인 현대산업개발과 대우건설은 연초와 비교해 각각 45.9%, 37.9% 올랐다. 현대산업은 이날도 4%대 가까이 강세를 보이며 52주 신고가를 5만9000원으로 높이기도 했다.
주택 경기의 호조 기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해외 수주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향후 건설주 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최근 이란 핵협상이 타결됐다는 소 컥?해외 수주 기대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이란의 예상 발주 금액 총액은 60조원에 달한다"면서 "석유와 가스 분야에서 각각 25조원, 31조원 규모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2010년 이란의 본격적인 경제제재 이후 유럽 지역 기업들이 빠져나간 자리에 중국이 위안화 석유결제자금을 활용한 파이낸싱을 무기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건설업체의 경우 우수한 시공 능력과 경험을 갖추고 있어 수주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이라고 했다.
경제 제재로 인해 답보상태에 있던 이란 발주는 △기존 설비의 보수 및 개선 △고도화 설비 △신규 유전 및 가스전 개발 순으로 플랜트 발주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조윤호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란 경제제재가 완화될 경우 국내 EPC(설계·조달·시공이 한번에 가능한 회사)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면서 "그 중에서도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파 공사를 수행했던 대림산업 현대건설 GS건설의 경우 수주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우스파의 경우 보수 및 개선 공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기존 시공사에게 유리한 환경이 제공될 것이란 판단이다.
조 애널리스트는 "특히, 대림산업의 경우 다수의 이란 공사를 수행했을 뿐만 아니라 아직도 수주잔고에 중단된 이란 공사가 포함돼 있어 향후 수혜가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2013년 2월 미국 의회 산하 회계감사원(GAO)이 미국 국무부에 제출한 이란 에너지산업 투자기업 7개사 중 한곳이 대림산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란 핵협상 타결로 인해 저유가 기조가 더욱 가속화될 수도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발주가 회복되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란 핵협상 타결이 유가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이로 인해 중동 발주 시장의 위축을 가져올 수 있으며 유가 약세로 발주처의 프로젝트 예산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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