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마케팅 임원들의 모임'한국마케터협회(Masok)'
유명인 초청 '살아 있는 세미나'
"에디슨·봉이 김선달이 롤모델"
내년 9월 AMF 서울총회 유치
[ 이해성 기자 ]
한국마케터협회(Masok)는 ‘마케팅의 달인’으로 활약했던 전·현직 기업 임원 모임이다. 1995년 소모임으로 창립해 2004년 당시 산업자원부 산하 비영리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마케팅 콘퍼런스, 교육사업, 조찬 세미나, 해외 탐방 등 친목 행사를 통해 살아 있는 마케팅 경험을 공유하고 전파하는 데 주력한다. 특징은 ‘한 번 회원은 영원한 회원’이라는 것. 현재 회원 수는 39명인데 소위 ‘물 관리’가 철저해 들어오기가 쉽지 않다. Masok 회장을 맡고 있는 노익상 한국리서치 회장은 “한 번 회원은 노숙자가 돼도 우리 식구”라며 “100세 시대지 않나. 현직 때 경험과 네트워크를 살려 새 길을 모색하고 은퇴 후 30년을 책임져줄 든든한 노후 대비책”이라며 웃었다.
Masok에는 삼성, LG, 신한금융, CJ 등 그룹 계열사에서 마케팅으로 이름을 날렸던 전직 임원이 대거 포진해 있다. 현직 인사로는 구동회 올댓스포츠 사장, 김규식 한국맥도날드 마케팅 이사, 김철균 쿠팡 부사장, 배수정 한국암웨이 글로벌총괄 부사장,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 등이 있다.
2003년부터 ‘살아 있는 마케팅 세미나’를 진행해오고 있다. ‘드림소사이어티’로 전 세계에 21세기 마케팅 화두를 던진 롤프 옌센 초청강의를 진행했고 커피믹스 ‘맥심’, 남이섬 성공사례, 유한킴벌리 신화 등 마케팅에 한 획을 그은 여러 사례를 연구한다. 권오휴 미디어오딧코리아 회장(전 닐슨코리아 대표)은 “맥심 카누 등을 히트시킨 동서식품과 한국 현지화에 성공한 유한킴벌리는 각각 네슬레, 존슨앤드존슨·P&G 등 경쟁 글로벌 기업을 압도한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Masok은 지난해부터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조찬 세미나도 매월 열고 있다. 회원들의 마케팅 실전 경험을 담은 책 ‘마케터 분투기’에는 대학 교과서로 써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생생한 사례가 많다. 핀란드의 실증 사례와 함께 ‘껌이 아니라 약’을 어필해 ‘국민껌’으로 자리매김한 자일리톨껌(김용택 전 롯데중앙연구소 소장), 콘택트렌즈 시장을 60억원에서 900억원대로 확장한 아큐브(정병헌 존슨앤드존슨 디퓨신세스 대표), 파산 위기였던 LG카드를 ‘천만인의 카드’ 등으로 기사회생시킨 사례(강홍규 커리어텍 대표), ‘사원이 움직이면 고객이 웃는다’는 신념으로 개인주의에 함몰돼 있던 외국계 기업을 ‘맥주 한잔’ 등 문화혁신으로 바꿔낸 사례(권오휴 미디어오딧코리아 회장) 등이다.
기자 출신으로 중앙M&B 경영을 맡아 콘텐츠 및 비주얼 차별화로 호평받은 김원태 전 HEM코리아 대표는 “마케팅은 경영의 시작이자 끝”이라며 “이윤을 내려면 최고경영자부터 말단 사원까지 마케팅으로 중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CJ 임원 시절 ‘햇반 신화’를 이뤄내고 현재는 제주도 현지 사업에 여념이 없는 백상철 BXM코리아 대표는 “마케터는 에디슨이 돼야 하고 봉이 김선달이 돼야 한다”며 “소비자의 감성을 잡고 싶다면 본인부터 감성적이 돼보고 예술에 심취해보라고 후배 마케터들에게 권한다”고 말했다. 백 대표 등 Masok 회원 몇몇과 서울 논현동 식당에서 함께한 저녁 자리에서는 다양한 사업 아이디어가 격의 없이 오갔다.
최근 Masok은 내년 9월 아시아마케팅연합(AMF) 총회를 서울에 유치하는 성과도 거뒀다. AMF는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12개국이 참여하는 글로벌 마케팅 기구로 Masok은 한국 대표로 2011년 11월 가입했다. 내년 행사에서 주는 AMF의 ‘제1회 마케팅대상’ 후보에는 동서식품과 유한킴벌리가 올라 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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