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봄 오고 있지만 아직 지뢰밭 걷는 것과 같다"

입력 2015-04-03 20:55
유흥수 駐日대사 간담회


[ 전예진 기자 ] 유흥수 주일대사(사진)는 3일 “한·일 관계가 상당히 복원돼 간다”고 말했다.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을 위해 귀국한 유 대사는 이날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년 8월 부임 이후 7개월 동안 한·일 관계를 평가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 예로 작년 모리 요시로 일본 전 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아베 신조 총리의 친서를 전달한 일과 한·일 재계회의 및 한·중·일 외교장관회담 재개 등을 꼽았다. 유 대사는 “일본과 바둑 축구 등 친선대회를 부활시키자는 논의가 진행될 정도로 내면적으로 활발하게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일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양국 정상들이 정상회담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에도) 계절적으로 봄이 오고 있다”며 “찬바람도 불고 소나기도 오지만 열심히 귀 기울이면 얼음이 녹는 소리가 들릴 것”이라고 했다.

유 대사는 아베 총리의 종전 70주년 담화에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한 반성의 내용이 포함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전체적으로 (과거사를) 반성하는 부분은 분명히 들어갈 것이며 우리가 요구한 내용도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 대사는 이달 중 야스쿠니신사 춘계 예대제 및 일본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 등이 예정된 것과 관련해 “지뢰밭을 걷는 것과 같다”며 “아베 총리가 (신사 참배에) 나가는 일은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는 “일본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을 하지 말라고 얘기했는데 교과서 문제는 독도를 일본 시각에서 기술할 가능성이 많고 위안부 문제는 다루지 않아 시끄러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 대사는 “한·일 국장급 협의를 7차까지 진행했는데 (일본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며 “협의가 계속 진행되면 아주 의미 있는 모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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