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가 디자인 변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이른바 ‘아름다움, 정체성, 차별성’의 가치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어서다. 이런 디자인 변화의 중심에는 2009년 르노 디자인총괄 자리에 오른 로렌 반덴 애커가 있다. 그는 르노 디자인 테마를 ‘감성적이고 감각적이되 인간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차’로 꼽는다. 일각에서 난해하다는 진단을 내놓아 최근엔 누가 보더라도 이해하기 쉽고 아름다운 차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르노의 새로운 디자인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이끄는 카를로스 곤 회장의 주문이기도 하다. 곤 회장은 하나의 통일된 디자인을 만들면서 동시에 개별 제품의 세계관을 창조하라고 강조했다.
그 결과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 다이아몬드 로고를 전면에 부착하고 새로운 디자인 파생을 시도했다. 이어 각 지역 디자인도 통합했다. 여기서 통합이란 그룹 전체 디자인센터가 하나의 디자인 언어를 공유하되 경쟁을 통한 역량 강화를 시도하는 것이다.
서울모터쇼에도 르노의 디자인 언어는 잘 표현되고 있다. 이미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완성된 SM 노바 및 QM 시리즈가 주력 무대를 차지하는 것. 특히 유럽 감성을 더해 새로 선보이는 에스파스는 르노삼성차와 르노를 잇는 디자인 언어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자연스럽게 물이 흐르는 것 같은 유연함에 근육질의 강인한 앞모습을 배치해 균형미를 확보했다. 지붕을 덮는 파노라믹 윈드스크린은 앞 유리와 연결돼 실내 전체를 빛으로 감싸는 게 특징이다.
이를 두고 로렌 반덴 애커는 ‘인간으로부터의 영감’, 즉 ‘인본주의(人本主義)로 설명한다. SM7 노바에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적극 담아낸 것도 정체성과 차별성 추구의 결과로 해석한다.
권용주 < 오토타임즈 기자 soo4195@autotimes.co.kr >